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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위드코로나] ⑲'백신 미접종자 1천만명'…그들은 왜 거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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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두려움 커…1차 접종 너무 끔찍해 2차 거부도

예방접종 효과 적극 설명해야…이상반응 국가책임 확대 주장도

[편집자주]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역체계가 확진자 차단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걸 막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규제 일변도였다면, 위드 코로나는 조인 건 풀고 막힌 건 뚫어줌으로써 코로나19 이전(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 걸까. 뉴스1이 미리 점검해 봤다.

뉴스1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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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뜻하는 한국형 위드 코로나, 이른바 '단계적 일상 회복'이 성큼 다가왔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11월 초다. 소관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권덕철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드코로나 시작 시점을 묻는 질문에 "11월1일부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부가 제시한 위드코로나의 전제조건은 전 국민의 7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에 부합되는 인구는 약 3600만명인데, 전날(23일) 목표에 도달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신 접종 후 몇 시간만에 뇌출혈이 생기거나 사망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또 취업준비, 지병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거나, 2차 접종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예방접종을 아직 못 했거나 기피하는 국민이 무려 1000만명에 이른다.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위드 코로나의 전제가 높은 백신 접종률인데, 미접종자가 많다는 것은 방역당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2일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2차 공개토론회에서 "미접종자가 1000만명에 해당되며, 이들에게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치명적이고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겨울철이 도래함으로써 호흡기 감염병의 위험도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근염, 아나필락시스 무서워"…이상반응 신고 0.45%

그렇다면 미접종자는 왜 이렇게 많을까. 뉴스1 취재진이 만나본 상당수의 백신 미접종자들은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이유로 들었다. 어떤 이상반응이 나타날지 잘 모르고, 걱정된다는 이유에서다.

30대 대학원생 A씨는 "백신 접종 후 며칠간 전신 피로감이 있으면, 연구에 지장이 생겨서 계속 미루다보니 (백신을) 안맞게 됐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맞을 예정이다"라며 "심근염, 심낭염이 발생할수도 있다고 해서 너무 무섭다. 그리고 그 사례가 내가 되면 어떻게하나"라고 반문했다.

건강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사례도 있었다. 40대 주부 B씨는 "피부 알레르기가 있어, 백신을 접종받으면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반응이 나타날까 무섭다"며 "남편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저는) 가정주부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 활동 반경이 집 혹은 집 주변"이라며 "마스크만 잘 쓰고 다니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0대 직장인 C씨도 "지난해 건강검진 결과에서 혈소판 수치가 기준보다 낮게 나와 접종이 망설여진다"며 "가족들도 백신 접종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 건강을 회복한 후 백신을 맞기로 했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체 예방접종 7200만여 건 중 이상 반응으로 신고 접수는 약 32만2379건(0.45%)에 달한다. 신고된 사례 중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한 비율은 3.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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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이 실시된 지난 16일 오전 수험생들이 서울 성동구 무학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1.10.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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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맞고 너무 아파서"…2차 접종 기피율 0.6%

1차 접종 후 두통, 호흡곤란, 발열 등의 부작용을 겪은 후 2차 접종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50대 여성 D씨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후 가슴에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서는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며 "이후 한 달 간 몸이 너무 안 좋았다. 무서워서 2차 백신은 맞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대 여성 E씨도 "1차 접종 후 하루종일 설사를 해 너무 힘이 들었는데, 2차 접종 후에는 더 아프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필기시험 합격 여부를 아직 알지 못해 (시험 준비에 지장이 있을까봐) 2차 접종을 맞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너무나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받지 않는 사람의 숫자와 비율'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0.6%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러나 현재 2차 접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숫자와 비율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에는 2차 접종보다 1차 접종시에 전신 이상반응 발생 비율이 높았다"며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에는 1차보다 2차 접종 후 두통, 고열, 근육통 등이 더 많이 나타났다. 1차 접종 후 전신 이상반응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2차 접종 후에는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학 교수도 "1차 접종만을 한 경우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 비해 예방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부작용을 겪은 것이 아니라면, 2차 접종까지 완료하는 걸 추천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요한 시험이나 일정이 수일 내에 가까이 있다면 접종 일정을 어느정도 조정하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미접종자', 그들은 회심할 수 있을까

문제는 백신 미접종자를 설득하기 위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완료률과 같은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보다 예방접종의 효과와 이상반응에 대한 설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별 논란이 일고 있긴 하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백신 패스'를 부여하는 방안도 젊은층의 미접종자를 접종 장소로 유인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최대한 많은 분들이 예방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예방접종의 효과와 이상반응에 관련해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미접종자,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전 국민 백신 접종률 80%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탁 교수는 "(백신 접종을 독려할 수 있는 방법에는) 한 가지 방법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중증예방 효과와 사회경제적 이득에 대한 홍보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신 접종 부작용에 따른 국가의 책임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처럼 백신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에 대한 보상에 인색한 정부를 어느 국민이 믿고 기대겠냐는 미접종자들의 의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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