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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어쩔 수 없이 항소포기, 변희수 비극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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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인터뷰] 변희수 전 하사 법률대리인 강석민 변호사 "24개국 트랜스젠더 군 복무 허용"

오마이뉴스

▲ 성전환 수술 뒤 강제 전역 조치된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사망 소식에 시민들이 고인을 애도하며 ‘변희수 하사님의 용기와 꿈을 기억하며 국방부 변하사의 명예회복 조치’, ‘잊지 않겠습니다 하사님 세상을 비춰주신 그 용기를 본받고 싶습니다’ 등의 추모 글을 남겼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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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변희수 전 하사와 관련한 군의 처분은 그 자체로 비상식적인 결정이었지만, 이제라도 법무부가 상식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당사자인 변희수 전 하사가 이 소식을 직접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가장 안타깝고 아쉽죠. 변 전 하사의 전역을 결정한 국방부·육군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성전환자 군복무를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하고요. 일단 병역법상 규정을 비롯해 훈련소·병영 생활의 여러 부분을 전면 손봐야 합니다."

변희수라는 이름을 언급할 때 아쉬움이 묻어나던 강석민 변호사(52)의 목소리가 육군을 지칭할 때 높아졌다. 그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군의 공식적인 사과와 성전환자(아래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군 법무관 출신인 강 변호사는 군이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전역을 결정했을 때부터 2년여 변 전 하사와 유족을 대리했다.

"항소 준비하던 군, 처절하게 반성해야"
오마이뉴스

▲ 성전환 수술 뒤 강제 전역 조치된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사망 소식에 시민들이 고인을 애도하며 ‘변희수 하사님의 용기와 꿈을 기억하며 국방부 변하사의 명예회복 조치’, ‘잊지 않겠습니다 하사님 세상을 비춰주신 그 용기를 본받고 싶습니다’ 등의 추모 글을 남겼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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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전 하사와 관련한 지난한 소송이 마무리 절차에 들어선건 22일이다. 법무부는 변희수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1심 판결에 대해 육군 측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휘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제6조 1항에 따라 행정부처가 제기하는 모든 소송은 법무부의 지휘를 받는다. 육군은 즉각 "소송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변 전 하사가 강제 전역을 당하고, 같은 해 8월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1년 2개월여 만의 일이다. 지난 3월, 첫 변론기일을 한 달 앞두고 변 전 하사가 세상을 떠난 지 7개월여 만의 결정이기도 하다.

강 변호사는 "변 전 하사의 사망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변 전 하사의 명예회복과 군대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했다"며 이후 유족,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소송을 이어갔다.

결국 지난 7일, 대전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오영표)는 변 전 하사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제 전역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 변호사는 "당시 유가족이 많이 울었다고 들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군이 변 전 하사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고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요, 군은 1심 판결 이후에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항소를 준비한다고 밝혔으니까요. 육군본부의 전역 결정이 법령과 규정에 근거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던데, 아니 이게 말이나 됩니까. 1심 판결은요, 변 하사는 애초에 '여성'이었기 때문에 '남성'을 전제로 한 심신장애 판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적시했어요. 이렇게 명백하게 변 전 하사가 여성이라고 한 건데, 여기에 항소를 준비하다니요."

강 변호사는 "군은 지휘·감독 부서인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휘하니 어쩔 수 없이 이를 따른 것 뿐"이라며 "군이 여전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변희수 비극 반복되지 않도록, 국방부 항소 포기해야" http://omn.kr/1vm9f)

그의 지적대로 국방부는 지난 20일 오후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항소 지휘 요청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강 변호사는 "재판부는 트랜스젠더 군 복무 문제에 대한 '입법·정책적' 과제를 이야기했다"면서 "군은 재판부의 의견에 귀기울이며 이제라도 제도개선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24개국에서 트랜스젠더 군 복무 허용"
오마이뉴스

▲ 19일 오전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가 '법원의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취소 결정에 대한 육군의 항소 포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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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는 국가는 이스라엘, 이란 등 24개국에 달합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트랜스젠더 군인의 존재를 아예 부정했왔어요. 최근 국방부가 변 전 하사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전환자의 군복무 방법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했는데, 여기에 더해 한국의 현행 징집제도와 군 복무제도의 맹점을 하나하나 뜯어봐야 합니다."


그는 "현행 군인 선발 기준을 보면,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성 주체성 장애'로 분류한다. 이미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희망하는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지침이나 규정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라면서 "변 전 하사처럼 복무 중 성전환을 택한 군인에 대한 규정도 없다. 이런 규정을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부터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한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군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검토 그룹을 구성해 6개월을 연구했다"라면서 "우리 국방부도 최소한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TF'를 구성하고 미국의 실무 연구 사례를 참조하는 등 트랜스젠더 군인들의 복무 문제에 체계적인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서욱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군의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재판 당시 육군은 법정에서 변 전 하사 전역처분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트랜스젠더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등 가혹한 말들을 내뱉었다. 이는 명백한 2차 가해"라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무식을 드러낸 군법무관,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기로 한 군 수뇌부 등 정책 결정권자들이 책임 있는 사과를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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