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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명 측 “소시오패스 발언 사과해라” 원희룡 “진단서 끊어줄게” 격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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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원희룡 전 제주지사(왼쪽)와 현근택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는 모습. /MBC 라디오 '정치인싸'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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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아내 강윤형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 지사 측 현근택 변호사(전 이재명 캠프 대변인)와 원 전 지사 간 설전이 벌어졌다.

원 전 지사와 현 변호사는 23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강씨의 ‘소시오패스’ 관련 발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자는 “부인 발언에 대한 청취자 질문이 많다”며 ‘직접 진단 없이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원 전 지사 본인과 미리 의논한 내용이었냐’ 등의 질문을 읽었다.

원 전 지사는 “저는 분명히 선포하는데, 결혼할 때 평생 어떤 경우에라도 아내 편에 서기로 서약했다. 때문에 아내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같이 질 것”이라며 “진단이 아닌 의견을 이야기 한 것이다. 보통 환자들의 경우 오랜 관찰로 정보를 취합해야 소견을 밝히는데, 이 지사의 경우 너무나 많은 정보가 이미 공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발언 자체를 저와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제주지사로 일할 때부터 이 지사와의 접촉으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내와) 의견을 주고받고 했다”며 “해당 방송을 봤는데 (아내가) 오히려 너무 완화를 시켜 말하더라”고 했다. 또 “굳이 검진을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면 검진을 진행해서 진단서를 발부해줄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나도 소시오패스가 뭔지 잘 모르지만, 남이 느끼는 고통에 상대적으로 감도가 떨어져서 다른 사람 상처에 무감각할 수 있다”며 “본인이 자각하고 있으면 치유나 행동 개선이 쉬운데, 전문가적 입장에서 볼 땐 쉽지 않은 유형에 속한다”며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현 변호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원 전 지사는 “사과를 왜 하죠?”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현 변호사는 “일반인이 말하는 것과 의사가 말하는 것은 다르다. 단순 의견 표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제가 보기에는 여러 가지가 걸린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에 해당할 것이고 민사상 불법행위도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사로서의 입장뿐만 아니라 한 정치인의 부인으로서 하는 발언이다. 상대방 후보로 확정된 분에게 ‘소시오패스다’ ‘치료가 안 된다’ ‘공감을 못 한다’고 하는 것은 인신공격일 뿐 정책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 지사 측도)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공식 사과를 안 한다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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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제주지사 아내 강윤형 씨가 지난 20일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매일신문 유튜브TV 관풍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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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사람의 설전은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듯 보였다. 마주 앉은 상태에서 서로의 말을 끊거나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원 전 지사와 현 변호사는 “법적조치 하라고 해라” “왜 의견을 말 못 하게 하냐” “왜 성질을 내고 그러냐” “고소해라. 구속시키라고”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말싸움을 벌였다. 격해진 상황에 진행자가 “그만하셔야 할 것 같다”며 중재했지만 쉽지 않았다.

급기야 현 변호사는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원 전 지사는 현 변호사의 빈 자리를 계속 주시하며 “나는 내 아내가 허위를 얘기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다. 내 아내도 못 지키는 사람이 무슨 나라를 지키냐” “학회 제명을 왜 이재명 캠프가 이야기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자와 다른 출연진이 계속 만류하자 원 전지사는 “쿨 다운(진정)한 상태에서 쉬었다가 하겠다”며 스튜디오를 빠져나갔다.

앞서 강씨는 지난 20일 매일신문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이 지사를 언급하며 “남의 고통이나 피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라고 진단했다. 또 “‘야누스의 두 얼굴’이나 ‘지킬 앤 하이드’라기 보다 소시오 장애의 경향을 보인다”며 “대장동 특혜의혹 국정감사 태도, 형과 형수한테 한 욕설 파동, 김부선씨와의 연애 소동 등을 볼 때 그렇다. 본인은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게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 편이 아니면 아무렇게 대해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듯 답변한다”며 “뒤틀리고 비뚤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비정상적인 말과 행동”이라고도 했다. 서울대 의대 82학번인 강씨는 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문제를 연구해왔고 현재 학생정신건강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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