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김고은의 이유있는 '흥행사'

김고은이 '유미와 세포들'의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티빙 제공

배우 김고은의 '흥행사'에는 이유가 있다. 김고은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배우다. 싱크로율이 높은 캐릭터를 주로 입고 그 안에서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지난 2016년 방송된 tvN '치즈 인 더 트랩' '도깨비' 그리고 올해 '유미의 세포들'까지, 유독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에서 높은 흥행 타율을 선보이는 김고은이다.

최근 공개된 '유미의 세포들'은 동명의 원작을 둔 작품으로,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유미의 이야기를 그린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다. 원작인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누적 조회 수 34억 뷰를 달성한 흥행작이다. 오랜 기간 연재하면서 꾸준히 호평을 받았고 웹툰 고정 팬층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김고은의 이유 있는 '흥행'

수많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손꼽힌 레전드 작품인 만큼,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극의 유일한 주인공 유미를 두고 큰 기대가 모였다. 유미는 '노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세상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연애와 실연, 자아실현 등 서서히 성장해가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묘한 동질감과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다. 따라서 김고은이 유미로 낙점됐을 때 팬들의 궁금증은 컸다. '치즈 인 더 트랩'에서 스스로를 캐릭터에 맞추며 호평을 받았던 김고은이기 때문이다.

김고은의 영리한 캐릭터 소화력. tvN 제공

'유미의 세포들'을 연출한 이상엽 감독은 김고은 캐스팅에 대해 "(원작) 팬이 많아서 온라인상에 여러 의견이 있었다. 가장 기본적으로 유미가 현실성이 있고 공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유미와) 또래의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고은 씨는 맑은데 씩씩한 성격이더라. 유미가 파이팅 할 때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유미의 트레이드 마크인 단발머리와 부드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유미의 유쾌한 일상과 뭉클한 성장을 세밀한 감정선으로 녹여내면서 드라마를 흥행으로 이끌었다.

캐릭터와 동기화, 자연스럽게 몰입도로 이어져

작품 속 캐릭터를 실제로 끌어왔을 때의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선보이는 것은 쉽지 않다. 김고은은 '치즈 인 더 트랩'을 통해 이미 그 과정에 익숙해졌고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상승시켰다. '유미의 세포들'의 유미가 시청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느껴진 이유다. 특히 세포들의 판단으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유미의 모습은 기시감 없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김고은의 영리한 캐릭터 소화력. tvN 제공

김고은은 원작 캐릭터의 매력을 생생하게 살리면서 자신의 연기력을 한껏 과시했다. 특히 유미가 느끼고 깨닫는 감정들을 세밀히 표현하는 것은 김고은의 주 장점이다. 혼자 일기를 쓰며 "지금보다는 근사한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라고 읊조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내 이야기' 같다는 공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여전히 일도 사랑도 어렵고 서툴기만 한 어른들에게는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유미의 세포들'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코 김고은의 '일당백' 활약 덕분이다.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 속에서 '나는 언제나 내 편'이라는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호연에 대한 큰 방응이 이어지며 화제성도 높아졌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김고은은 드라마TV 화제성 출연자 8위를 차지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같은 달 4위에 안착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