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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LG, 생활가전 첫 '세계 1위' 보인다…3분기 매출도 월풀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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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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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H&A(생활가전) 본부가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월풀과의 매출 경쟁에서 3분기 연속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매출 격차가 2조원 이상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생활가전 부문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풀은 21일(미국 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54억8800만달러(약 6조35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 늘어났지만, 57억5000만달러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는 하회하는 규모다.

LG전자는 지난 12일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매출이 18조784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H&A본부는 7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패키지 구매 수요가 늘면서 'LG 오브제컬렉션' 구매가 늘고, 폭염으로 에어컨 구매도 급증한 덕이다.

H&A본부가 예상대로 실적을 거뒀다면, 양사의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격차는 2조원 이상으로 벌어지게 된다. H&A본부는 앞선 1·2분기에 약 13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월풀(11조9000억원)을 1조6000억원 차이로 제쳤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연간 매출에서 월풀보다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매출 격차가 벌어져서다. 시장 한 인사는 "3분기 누적으로 올해에 지난해 대비 5배 이상의 매출 격차가 벌어졌다"면서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판세가 뒤집히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효과를 톡톡히 봐왔던 월풀의 연말 '박리다매' 전략도 올해는 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간 월풀은 연말 세일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판매량을 최대한 늘리며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블랙프라이데이는 통상 11월 넷째 주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이어지는 최대 쇼핑 대목이다. 지난해 LG전자가 상반기 4800억원 앞섰지만 하반기에 1조700억원 뒤지며 1위 자리를 내준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상황이 녹록지 않다. 반도체 공급난에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서 미국 내 거의 모든 생산품의 공급 지연 사태가 빚어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짐 피터 월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해상 화물운송 경로와 항구가 막히고 일부 부품은 항공로를 통해 옮기는 일이 여러 번 발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LG전자도 미국 내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월풀에 비해 리스크는 덜하다는 평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월풀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나온다"면서 "한국과 유럽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돼 있는 LG전자에 비해 월풀이 더 많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그간 LG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시장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세계 1위지만 매출 면에서는 월풀을 추격해 왔다. 매출 격차 매해 좁혀졌다. 2017년 월풀 매출이 약 24조원, H&A본부가 17조원으로 7조원 차이를 보였으나 지난해의 경우 각 22조8천655억원, 22조2천6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양사 격차가 6000억원으로 좁혀졌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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