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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4명과 잠자리”… 80대 스페인 前 국왕, 성욕 억제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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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찰청장 청문회서 폭록

조선일보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스페인 국왕. /조선DB


스페인 민주화 영웅으로 불리다 부패 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후안 카를로스 1세(83) 전 국왕이 성욕 억제를 위해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2일(현지 시각) 영국의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비야레호(70) 전 경찰청장은 최근 청문회에 출석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고급 호텔에 머무는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 비밀요원으로부터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억제제를 주사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를로스 전 국왕의 성욕이 국가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결국 스페인 정보기관이 여성 호르몬이 포함된 약물도 주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사실을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과거 연인을 통해 파악하게 됐다고도 했다.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비야레호 전 청장의 폭로를 쉽게 믿지 않았다. 한 의원은 “최근 본 ‘제임스 본드’ 영화 줄거리와 비슷한 이야기”라며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비야레호 전 청장은 스페인 정보기관 소속이자 카를로스 전 국왕의 측근들이 기획한 것이며, 의료 담당자가 쓴 보고서에도 이 내용의 흔적이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의 사생활 논란은 2014년 퇴위 후 불거졌다. 그가 친부라고 주장하는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등장해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2년 뒤에는 그를 ‘섹스 중독자’로 표현한 책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라는 책이 출판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책에는 카를로스 전 국왕이 1962년 소피아 여왕과 결혼한 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외도를 했고, 1976~1994년 사이 부적절한 잠자리를 가진 여성의 수가 2154명에 이른다는 내용이 나온다.

애초 카를로스 전 국왕은 1976년부터 약 39년간 재임하며 민주주의를 확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아 왔다. 그러나 2010년대 유럽 재정위기 전후로 신뢰가 바닥을 쳤고, 2012년 내연 사실까지 드러나며 비난을 받았다.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2014년 6월 아들인 펠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퇴위했다. 지난해 6월에는 금융 비리 관련 조사가 본격화하자 “왕실에 폐가 되지 않겠다”며 고국을 떠났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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