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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과’에 갇힌 윤석열 왜 이러나…전두환·노마스크, 최악의 한 주[정치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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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 주’ 맞은 尹

자초한 ‘사고’만 3차례

유감→송구→‘개 사과’

‘노마스크’ 논란도 겹쳐

헤럴드경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 김병민 대변인과 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과 관련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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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악의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그의 대선 캠프가 자초한 ‘사고’만 벌써 세 번째다. 특히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과 ‘개 사과’ 논란은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는 수위가 아니라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여권은 물론, 야권의 인사들까지 이를 놓고 윤 전 총장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자정께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주는 사진을 올렸다가 하루도 안 돼 삭제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비슷한 시기에 윤 전 총장이 돌잔치 때 사과를 잡고 있는 흑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사진을 올린 시기였다. 바로 전날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2차례 사과했다. 그런데 다음 날 이른바 ‘개 사과’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윤 전 총장과 한솥밥을 먹는 같은 당에서도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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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기 전 소셜미디어(SNS)에 사과 과일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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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이 21일 오전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기 이전에 소셜미디어(SNS)에 사과 과일 사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난 호남 민심 달래기 등을 위해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에도 '사과' 대신 '유감', '송구' 등의 표현을 쓴 윤 전 총장이 공교롭게도 이날 새벽에 '사과 사진'을 올려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연합]


같은 당 경쟁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과 당원을 개 취급하는 이런 후보는 사퇴를 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며 “같이 경쟁하는 제가 부끄럽다. 가까스로 살려놓은 당까지도 같이 물고 늘어진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며 “사진을 SNS에서 삭제한다고 본심은 국민의 뇌리에서 삭제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의 신보라 수석대변인도 “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 전 총장 캠프에 경악한다”며 “SNS 담당자의 실수라고 치부할 수 없다”고 맹폭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SNS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듯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취했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마저 연신 한숨을 내쉬며 “SNS 담당자가 처음부터 정말 적절하지 못한 일을 벌인다고 생각했다”며 “후보가 진솔히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국판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이 필요하다”고 저격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도 “윤석열 씨는 이미 대선주자 자격을 잃었다”며 “그런 사람이 국가 최고 책임자가 되겠다고 행세하는 현실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예고한다”고 맹폭했다.

윤 전 총장 캠프가 “실무진의 실수였다”는 요지의 사과문을 올렸으나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문제가 된 윤 전 총장의 반려동물 전용 SNS ‘토리스타그램’은 폐쇄됐다. 야권 관계자는 “유권자가 볼 때 ‘개 사과’ 논란에 대해선 ‘전두환 옹호’ 논란과 맞물려 이른바 괘씸죄가 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직 의원은 “갖은 논란에도 겨우 수습되는 국면이었는데, 불난 집에 갑자기 물 대신 기름을 끼얹은 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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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과 관련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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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오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해 이틀 만에 “며칠 사이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었다. 소중한 비판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한 분들에게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같은 날 오전에는 “유감을 표한다”며 “제 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게 결코 아니었다. 각 분야에서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의 사과는 19일 “전두환 (전)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 지 이틀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그가 사과 뜻을 밝히기 직전까지 핵심 참모들 사이에선 “사과하면 밀린다”는 의견과 “늦었더라도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도 고개를 숙이기 전까지는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는 취지로 적극 해명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사과가 나온 직후부터 정치권 일각에선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말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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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부산 연제구 부산개인택시조합에 택시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윤 후보 손에는 윤희숙 전 의원이 쓴 책 '정치의 배신'이 들려 있다. 윤 후보는 경선 일정 중 틈틈이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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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19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으로 택시에서 내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역 민심 청취 차원에서 부산 개인택시조합을 방문할 때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방역 수칙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의 방역 수칙 위반 의혹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8월 사전 신고 없이 일행 10여명과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 당 의원 103명의 사무실을 찾아가 인사하는 과정에서 국회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정치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윤 전 총장에게는 ‘1일 1실언’이란 비아냥이 따라붙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주 120시간 노동’, ‘민란’, ‘부정식품 선택 자유’, ‘메이저 언론사’ 등 실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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