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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삼성SDI도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K배터리 3사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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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와 JV 설립하고 연산 최대 40GWh 규모 공장 건설

LG에너지솔루션·SK온은 향후 150GWh 규모 생산기지 확보

뉴스1

삼성SDI 기흥 본사 전경. (삼성SDI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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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삼성SDI가 생산 규모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이어 삼성SDI까지 미국 현지 업체와 손잡고 대규모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삼성SDI에 따르면 이번에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oint Venture, JV) 설립을 통해 짓는 공장은 연산 23GWh 규모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이번 JV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에서 향후 공장 규모를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에너지용량 70kWh 전기차 기준 연간 약 32만대에서 57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이다.

삼성SDI는 합작법인의 사명과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스텔란티스의 미국·캐나다·멕시코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 합작 배터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헝가리와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지만, 이번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 발표 이전까지는 미국 내 의미 있는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SDI가 가세하면서 한국 배터리 3사 모두 미국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을 통한 생산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및 스텔란티스, SK온은 포드(Ford)와 각각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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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5각 생산체제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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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합작법인 공장 부지는 북미 지역을 검토 중이며, 내년 2분기 착공해 오는 2024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이 건설하는 공장을 비롯,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 LLC'가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1공장(35GWh),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2공장(35GWh),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및 독자적인 신규 투자 등을 통해 2025년까지 북미지역에서만 15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을 설립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총 114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및 조립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공장에는 SK온과 포드가 각각 44억5000만달러씩 투자하며, 전기차 조립공장과 R&D센터, 트레이닝센터 등의 건설에는 포드가 25억달러를 투자한다.

블루오벌SK의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은 연 43GWh, 켄터키 공장은 86GWh 규모로 건설된다. 이를 통해 SK온은 기존 미국 조지아주 1공장(9.8GWh)과 2공장(11.7GWh) 등 미국 내에서만 총 150.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 미국 내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에서 LG와 어깨를 나란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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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황.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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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미국 완성차 업체 간 협업을 통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 확대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생산하도록 하고, 공공기관 차량 300만대도 모두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등 친환경 전기차 보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을 보유하지 못해 해외 배터리 기업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특히 현재 글로벌 10위권 내 배터리 기업은 한·중·일 동아시아 3개 국가의 기업들로 채워져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의 협업이 정치적 부담을 덜면서도, 사업 목적을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CATL이 글로벌 점유율 1위이지만,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업과의 협업은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CATL,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글로벌 톱3에 속하지만, 한국 기업보다 투자에 소극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평가가 있어, 테슬라를 뒤쫓기 위해 발 빠른 확장이 필요한 미국 완성차 입장에서는 한국 기업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미국 시장은 비교적 공정하게 열려 있는 기회의 땅이다. 중국은 자국 배터리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은 동아시아 국가 배터리 기업에의 의존을 경계하며, 지역 내 배터리 업체 육성에 힘을 모으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을 통해 미국 완성차 기업은 안정적으로 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한국 기업은 투자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미국 내에서의 한국 기업 간 수주 경쟁이 앞으로도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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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SK이노베이션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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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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