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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한국 찾는 美 성 김, '종전선언' 선물 보따리 안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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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한, 한반도 현안 논의
한국일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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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취임 후 세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워싱턴에서 한미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놓고 머리를 맞댄 지 나흘 만의 방한이라 그가 보다 진전된 내용이 담긴 선물 보따리를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종전선언 합의에 관한 양측의 입장이 좁혀질 경우 공전 중인 북미대화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 대표는 방한 이튿날인 24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의 관심사는 종전선언을 대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생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여부다.

정부는 종전선언을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입구’로 내세우며 미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 그간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던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주 한미 협의에서 종전선언 문안에 대한 ‘법률 검토’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 뒤 “한미가 종전선언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서 상당히 유용하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 대표 역시 “(서울에서) 종전선언 논의를 계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단순한 일회성 언급이 아님을 시사했다.

양측의 종전선언 논의가 추진력을 얻으려면 미국이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한미가 선언 문안에 합의하더라도 핵심 당사자인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탓이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흥미로운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잇단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하며,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도 지금껏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종전선언과 더불어 대북 유화책 등 ‘플러스 알파(α)’를 제시해야 접점을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력한 돌파구는 한미가 공동 추진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카드다. 북한 취약계층을 돕는 보건ㆍ방역 분야의 협력 논의는 구체적 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외교관을 보내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좋은 신호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적극적인 EU를 고리로 국제사회와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외교전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장기간 고립을 자처했던 북한이 서방세계와 대화를 시작하는 건 그 자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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