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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美,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 실패... “러·中·北에도 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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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부스터 로켓 오작동' 발표
활공체 실험 못 해
한국일보

극초음속 미사일의 상상도. 레이시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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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실패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실상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하면 늦은 행보다. 기존 미사일과 달리 요격이 어려워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경쟁에서 실기(失期)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은 실험 실패든 성공이든 기술 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주장이지만 조바심을 감출 수 없는 모습이다.

미국 국방부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근 알래스카주 코디악의 태평양 우주공항단지에서 ‘극초음속 활공체(HGV)’ 테스트에 나섰으나 이를 실은 ‘부스터 로켓’의 오작동으로 시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HGV는 로켓 형태인 부스터에 실린 채 지상에서 수직 발사된 후 로켓이 대기권 상층까지 상승한 뒤 HGV가 부스터에서 분리돼, 공기 저항이 크지 않은 약 30∼70㎞ 고도를 유지하며 음속의 5배 이상(초속 약 1.7㎞ 수준) 초고속으로 활공하게 된다. CNN방송은 시험에서 부스터 로켓이 제대로 발사되지 못하면서 핵심 부품인 활공체 시험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4월에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이번 시험 발사를 실패로만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팀 고먼 국방부 대변인은 “시험 발사는 성공이든 실패든, 극초음속 기술 개발의 핵심 뼈대가 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전날 버지니아주 월롭스 비행기지에서 해군과 육군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과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구성품 시제품 시험은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해군은 성명에서 “이번 테스트는 실제 운영 환경에서 고급 극초음속 기술과 기능, 시제품 시스템을 시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사실상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지난 7월과 8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러시아 역시 지난 2019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마하 20 속도의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했으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치르콘의 시험발사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북한마저 지난달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우려 속 미사일 개발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AFP통신은 “미 국방부는 2025년까지 극초음속 무기를 배치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국방부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우려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사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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