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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헬륨 부족·밸브 고장 가능성…연소시간 59초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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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완의 성공 누리호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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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21일 1차 발사에서 3단 엔진 연소 시간 부족으로 더미위성(위성모사체)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한 가운데, 3단 엔진의 연소 도중 산화제 탱크 내부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연료를 태우는 역할의 산화제(액체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 오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한 '누리호 1차 발사 퀵 리뷰' 결과에 따르면, 누리호 3단 로켓의 엔진 연소가 조기 종료된 1차적인 원인은 산화제 탱크 내부 압력의 감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발사 당일 이뤄진 초기 분석에서 목표(521초)보다 46초 부족한 475초로 추정됐던 엔진 연소 시간은 목표보다 59초가량 모자란 462초로 나타났다.

누리호 3단 로켓의 엔진 연소 과정은 이렇다. 먼저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에서 액체 상태의 연료와 산화제가 각각 배관을 타고 엔진으로 공급된다. 그러면 엔진의 터보펌프가 산화제와 연료의 압력을 높인 뒤 이를 엔진의 연소기에 주입한다. 이렇게 연소기에서 만난 연료와 산화제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발생시킨 고온·고압의 가스가 팽창하는 힘으로 로켓이 추진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산화제 탱크의 내부 압력은 3~4기압을 유지하도록 돼 있다. 한영민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산화제가 탱크에서 빠져나가면 내부 압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산화제 탱크 안쪽의 헬륨 탱크(저온고압탱크)에 저장해둔 헬륨가스를 산화제 탱크에 주입해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즉 산화제 탱크의 내부 압력이 갑작스럽게 감소했다는 것은 산화제가 너무 많이 빠져나갔거나 헬륨이 제때 충분한 양만큼 주입되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다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근본적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누리호 발사 과정에서 수집된 전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3단 엔진의 정확한 연소 시간도 그 이후에 확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광래 항우연 전 원장(책임연구원)은 "전체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는 최소 5~6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벤트 시각과 각 세부 시스템에서 특정 현상이 감지된 시각을 일치시키는 '타임 싱크'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항우연은 크게 5~6가지 가능한 경우를 모두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이다. 산화제 탱크 자체의 밝혀지지 않은 결함이 있을 수도 있고, 헬륨 주입을 통해 산화제 탱크의 내부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가압 시스템이 오작동을 했을 수도 있다. 가압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명령을 내리는 제어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 산화제 탱크의 내부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산화제 탱크와 헬륨 탱크의 밸브가 고장 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 밖에 탱크 연결부 등 구조적 결함에 의한 누설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항우연 연구진은 정부 조사위원회 구성과 별개로 내부적인 조사를 먼저 진행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다음주 후반께면 예상 원인이 2~3가지로 좁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 원인이 좁혀지면 먼저 발사 상황을 재현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밀 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가능한 몇 가지 경우 안에서 하나씩 지워 나가면서 가장 유력한 예상 원인을 가려낼 계획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지상에서 발사 후 비행 환경을 모사해 원인 검증 실험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누리호 3단 엔진의 연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정확한 근본 원인을 밝히는 데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실제로 앞서 2009년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KSLV-Ⅰ)' 때는 원인 규명에만 5~6개월이 걸렸다. 다만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3단 엔진 연소 조기 종료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내년 5월 2차 발사까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5월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내년 말부터 누리호는 실제 위성을 싣고 올라가게 된다. 과학위성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시작으로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초소형 위성 1호' 등 2027년까지 총 4차례에 걸친 중소형 위성 발사 계획이 예정돼 있다.

2030년에는 한국형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자력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 위에 고체엔진을 4단으로 얹으면 달까지 보낼 수 있는 화물 중량이 730㎏까지 늘어난다"며 "이를 이용해 700㎏급 달 착륙선을 보낼 수도 있고, 새로운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로 1.5t급 달 착륙선을 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예타 통과를 목표로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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