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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명을 위한 특별한 에어쇼... 암 투병 아홉살 소년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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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소아암 투병하는 최윤수군
일일 '블랙이글스 요원'으로 임명


한국일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22일 ‘서울ADEX 2021’이 진행 중인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희소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최윤수(왼쪽)군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다. 최군과 블랙이글스 조종사 박용하 대위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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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입니다!”

22일 낮 12시 10분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1)가 열리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앳된 목소리가 에어쇼의 시작을 알렸다. 전담 내레이터 대신 마이크를 잡은 이는 ‘일일 블랙이글스 요원’으로 임명된 최윤수(9)군이다.

최군이 이날 에어쇼의 주인공이 된 건 일주일 전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됐다. 그의 어머니는 공군 측에 특별한 사연이 담긴 서신을 보냈다. 평소 항공기에 관심이 많아 블랙이글스 광팬이었던 아들이 현장에서 공중기동을 직접 관람하는 것이 소원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부터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줄줄이 취소됐고, 설상가상 최군은 지난달 희소 소아암인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진단까지 받았다. 그러던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1월에 경남 사천시에서 블랙이글스 에어쇼가 개최된다는 공지를 본 최군의 어머니가 운영자 측에 사연을 전한 것이다. “아들이 작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에어쇼가 열려 반갑지만 항암치료가 걱정”이라는 애로사항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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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최윤수군을 위해 특별 이벤트를 마련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22일 서울ADEX 2021이 진행 중인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에어쇼를 선보이고 있다.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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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식은 블랙이글스 요원들에게도 전해졌다. 블랙이글스는 어린 환자에게 희망을 줄 방법을 고민한 끝에 역시 특별한 초청장을 보내기로 했다. 사천 에어쇼 대신 이날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행사에 최군을 특별 손님으로 모시기로 한 것이다. 항암치료를 받는 어린이가 거주지인 경기 김포에서 경남 사천까지 이동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에서 나온 배려였다. 19일 개막한 ADEX 행사장에서는 매일 한 차례씩 에어쇼가 열리는데, 이날 하루는 최군만을 위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최군은 자신의 이름표가 부착된 공군 조종복을 입고 비행 전 브리핑부터 항공기 시동, 내레이션까지 비행을 제외한 전 과정을 꼼꼼히 눈에 담았다. 블랙이글스가 이륙을 위해 지상활주를 하는 동안 지상교신장비를 통해 “블랙이글스 삼촌들 안전비행하세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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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이글스 전대장 김대은 대령이 21일 블랙이글스 일일 요원으로 임명된 최윤수(왼쪽)군에게 빨간마후라를 수여하고 있다.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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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쇼가 끝난 후 조종사들을 만난 최군은 “블랙이글스 조종사도 멋있었지만 에어쇼는 정말 최고였다”며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 비행대장인 김창건 중령도 “최윤수 어린이에게 소중하고 특별한 선물을 해 준 것 같아 매우 뜻깊고 보람 있게 생각한다”면서 “하루빨리 완쾌해 오래도록 블랙이글스의 든든한 팬으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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