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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마이네임' 박희순 "전세계 3위 신선한 충격…해석의 매력 지녀"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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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건달, 사이코役 갈망…최무진 덕에 해소"

"넷플릭스·OTT, 과도기 극복하면 완벽한 창구될 것"

"거짓된 진실, 진실된 거짓의 마음가짐으로 연기 임해"

이데일리

배우 박희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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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건달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많고, 나와달라는 제안도 꽤 많이 받았지만 제대로 된 건달, ‘코리안 사이코’를 만나보고 싶어 아껴두곤 했습니다. 그렇게 아끼고 아끼다 최무진이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 무사히 끝내놓으니 큰 숙제를 풀어낸 기분이 드네요.”

배우 박희순은 넷플릭스 ‘마이네임’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적 빌런 ‘최무진’ 역을 만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박희순은 22일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마이네임’(감독 김진민)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난 소감과 인기에 대한 실감, 매력적인 느와르 빌런 최무진 캐릭터를 만나게 된 소회들을 솔직히 털어놨다.

지난 15일 공개된 ‘마이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 동천파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을 갖고 경찰에 잠입한 뒤 마주하게 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앞서 지난해 ‘인간수업’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김진민 감독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마이네임’은 특히 앞서 흥행에 성공한 ‘D.P.’와 전세계 83개국 이상 넷플릭스 1위를 휩쓴 메가히트작 ‘오징어 게임’의 후속편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마이네임’ 역시 공개 이후 ‘오늘의 한국 넷플릭스 TOP10’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전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 랭킹 3위(영상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발표 기준)에 이름을 올리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박희순은 극 중 국내 최대의 마약 조직인 동천파의 보스 최무진 역을 맡았다. 아버지를 잃은 복수심에 휩싸인 지우를 직접 들여 조직의 사람으로 만든 뒤 경찰에 위장 잠입 시키는 인물이다. 여느 느와르 속 보스 빌런 캐릭터와는 다르게 대사가 많지 않고 점잖으며, 욕 한마디 하지 않는 매력적이고 신선한 모습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박희순은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마치 예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붐을 일으켰던 것처럼 막연한 열풍 정도로 생각을 하곤 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 ‘마이네임’까지 전세계 3위에 올랐다니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라고 운을 뗐다.

‘마이네임’을 통해 처음으로 OTT 넷플릭스와 작업해본 소감도 들어볼 수 있었다. 박희순은 “(넷플릭스 등 OTT가)기존의 영화와 드라마가 가지고 있던 장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OTT가 드라마와 영화의 중간 지점, 과도기에 머물러 있다. 영화 감독은 드라마 스탭을, 드라마 감독은 영화 스탭과 작업하며 자연스레 컬래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이를 극복한다며 그 어떤 것들보다 완벽한 콘텐츠의 창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박희순이 맡은 최무진 역은 주인공 지우(한소희 분)를 누구보다 아끼면서도 철저히 진실을 감추고자 그를 속이려는 이중적 면모로 관객들에게 수많은 추측과 해석,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박희순 역시 그런 최무진의 이중적, 입체적 면모를 드러내고자 한 가지 감정으로만 연기에 임할 수 없었고, 연기를 하며 많은 고뇌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음 속에 ‘거짓된 진실’, ‘진실된 거짓’이란 두 가지 키워드를 새겨 역할에 임했다”고 회상했다. 또 “연기하는 나조차도 해당 신에서 어떤 감정을 방점에 뒀던 것인지 혼란을 느꼈을 정도였다. 모든 시퀀스가 혼란의 연속이었기에 관객들로 하여금 여러 해석과 상상력을 동원시켜드린 것 같다. 그저 가면을 쓴 악랄한 캐릭터이기만 했다면 이렇게 많은 반응을 받진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매력적인 느와르 빌런 캐릭터를 선사해 준 김바다 작가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박희순은 “제대로 된 느와르 속 사이코를 만나보고 싶어 아껴뒀던 경향이 있는데, 작가님 덕에 힘들었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이런 역할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넨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최무진 캐릭터가 그저 악하기만 한 빌런들과 다르게 ‘한국적인 정서’를 보여준 입체적 빌런이라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박희순은 “조직의 보스, 건달인데 극 중 대사에서 욕 한 번을 안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나오는 카리스마, 그런 카리스마를 발현시켜주신 작가님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관된 악인들은 정말 많다. 다만 악인일지라도 다른 민족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한국적 정서가 느껴지는 악인이라면 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혼란을 느껴 극적인 감정까지 치닫는, 고뇌를 반복하는 악인이 드물다는 점에서 최무진이란 캐릭터가 특히 특별하게 느껴졌다”고도 부연했다.

그런 점에서 지우와의 감정이 끝까지 치닫는 마지막 화의 ‘일대일 액션’ 장면이 가장 많은 기억에 남는다고도 꼽았다. 박희순은 “지우와 무진의 감정이 최고조로 올라와 있을 때 찍은 신이다. 해당 장면을 둔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더라. 의도한 부분도, 의도하지 않은 해석도 있었는데 그렇게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는 자체로 전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단순히 악당과 주인공의 대립만이 아닌 수많은 감정을 갖고 싸운 장면이기 때문에. 소희 씨도 저도 굉장히 많은 눈물을 흘린 신”이라며 “서로 부딪히며 숨 한 번 안쉬고 싸움에 임했는데 그 때 잠시 소희 씨가 호흡을 못해서 쓰러지기도 했다. 그 당시의 감정에 몰입하느라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도 회상했다.

‘마이네임’이 언더커버물로서 지닌 최고의 장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엔 ‘여성 주인공’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박희순은 “여성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세밀한 심리 묘사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됐던 것 같다”며 “사실 언더커버물을 보며 관객들이 감정적 몰입을 느끼기는 쉽지 않은데 한소희씨가 너무 잘해주시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고스란히 장점으로 보일 수 있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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