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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담배없는 나라' 만든다"…홍콩, 전자담배 금지법 압도적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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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의회인 입법회가 전자담배를 전면 금지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켰다. 소피아 찬 홍콩 보건장관은 “국민은 ‘담배없는 홍콩’을 원한다. 우리는 담배 종식을 위해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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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미국 청소년들이 각종 과일 맛이 나는 전자담배 마케팅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금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 단체 ‘담배로부터 안전한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CTFK:campaign for tobacco-free kids)의 활동가들. [사진 CT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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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홍콩 공영방송 RTHK와 홍콩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홍콩 입법회가 전자담배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32, 반대 3, 기권2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홍콩에서는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전자담배의 수입·제조·판매·광고가 전면 금지된다. 이 법안은 6개월 뒤 발효된다.



"전자담배가 금연 도움? 과학적 증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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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주의 한 상점 점원이 전자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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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원들은 ‘대체담배 제품을 허용해달라’는 수정안, ‘산업발전을 위해 전자담배 수입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수정안 등을 모두 부결시켰다. 소피아 찬 장관은 법안 통과를 환영하며 “대체담배의 등장은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지난 수년간 금연 노력에도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가 기존 종이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흡연자들의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간접흡연의 피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금지 구역을 확대하고 금연운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15세 이상 흡연율은 2019년 기준 10.2%로 63만8000명이다. 찬 장관은 2025년까지 7.8%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CMP는 법안 통과로 “홍콩의 건강 운동가와 교육자들이 큰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더 해로운 연초형 담배 피우란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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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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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협회는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협회 대변인은 “정부결정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라면서 “전자담배는 금지가 아니라 규제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반대표를 던진 프랭키 익치밍 자유당 의원은 “전자담배 전면 금지 조치는 너무 가혹하며, 홍콩 물류 부문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법안에 반대한 피터 시우 카파이 자유당 의원은 “모든 전자담배를 전면 금지한 것은 전통적인 (연초형)담배보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해외 연구를 정부가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같은 조치는 결국 사람들에게 (더 해로운) 연초형 담배를 피우도록 강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로 인해 매년 8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다. 사망자 중 700만 명은 직접 흡연으로, 약 120만 명을 간접흡연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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