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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중국-서방, 신장·홍콩 문제로 공방…NBA선수 "시진핑=독재자" 비판에 중국선 중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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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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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유엔 주재 중국 대표단이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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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과 홍콩 문제 등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국가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유엔에서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놓고 양측의 공방이 벌어졌고,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일제히 홍콩 민주진영 구의원들의 의원직 박탈을 비판하고 나섰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21일(현지시간)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 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43개국을 대표해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문과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 강제 불임, 성과 젠더에 기반한 폭력, 강제 아동 분리 등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에 대한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상황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감시가 이뤄지고, 위구르 문화와 종교·사상·이동·표현의 자유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며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등 독립적 관찰자에게 신장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을 허용하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신장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서방국가들의 성명이 나온 것은 올해로 3년째다. 2019년 23개국, 지난해 39개국에 이어 올해는 비판 성명에 동참한 국가가 43개국으로 늘었다. 중국은 우호국들을 동원해 곧장 맞불을 놨다. 쿠바를 비롯한 62개국은 이날 회의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신장에서의 일은 중국 내정 문제”라며 앞선 국가들의 성명이 정치적 동기와 허위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보존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라며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고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반대하며, 정치적 동기와 허위 정보에 기초해 중국을 비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도 이날 회의와 별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소수 국가가 악습을 고치지 않고 또다시 제3위원회를 이용해 중국을 비난하고 허위 정보를 퍼트려 협력 분위기를 해치는 것에 반대한다”며 43개국 성명을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미국과 영국, EU는 홍콩에서 최근 잇따라 구의원들의 자격이 박탈된 것을 놓고도 비판의 목소를 높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홍콩에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가 지속적으로 침해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공정한 선거를 통해 권한을 부여받은 민주진영 구의원 수십명의 자격을 박탈한 것은 그들의 충성서약이 무효라는 당국의 자의적 결정에 따라 홍콩인들의 의미있는 정치 참여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홍콩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 대중이 정치적 대표를 선택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EU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홍콩에서 시민의 권리와 정치적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EU가 지지하는 일국양제의 근간으로, 고도 자치와 인권·자유를 존중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올해 구의원을 대상으로 충성서약을 받아 진실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의원직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가 전날 구의원 16명의 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히면서 지금까지 충성서약에 탈락해 의원직을 잃은 구의원이 모두 55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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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자유를 주장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한 미국 프로농구 선수 에네스 캔터 트위터 계정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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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가 티베트 문제를 놓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잔인한 독재자’라고 비판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보스턴 셀틱스 소속의 에네스 캔터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의 잔혹한 통치 아래 티베트인의 권리와 자유가 사라졌다”며 시 주석을 비판하고 티베트의 자유를 주장하는 게시물을 잇따라 올리면서다. 중국에서 NBA 경기를 온라인으로 독점 중계하는 텐센트는 곧바로 보스턴 셀틱스의 경기 중계를 중단했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까지 나서 “티베트 발전에 대한 어떤 공격과 먹칠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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