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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투자금 0원에 흑자 내는 AI스타트업, 그 비결은... 시야인사이트 임형준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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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인사이트 임형준 대표(사진=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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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인사이트 임형준 대표(사진=박성은 기자)누적 투자금 0원으로 8년째 스타트업 사업이 가능할까? 정답은 '그렇다'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국내 한 기업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부까지 한단다.

지능형 모니터링 솔루션 회사 '시야인사이트' 이야기다. 시야인사이트는 8년 전 관제회사로 출발해 작년부터 본격 인공지능(AI) 사업을 시작했다. 8년차 기업 시야인사이트가 이제까지 받은 투자금은 정말로 0원이다. 당연히 20명 직원들 월급은 충분히 줄 능력이 된다. 사실 이제 이윤을 내는 단계에 들어설 정도로 자리잡았다.

비결은 SI 사업에 있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소방본부 등 공공기관 용역 사업을 줄곧 이어왔다. '매일이 실전'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가 나왔다. 올해 강원도소방본부의 AI 기반 구급수요 예측 플랫폼 구축 사업에 자연어처리 기술로 유명한 국내 한 AI 기업을 제치고 선정된 것.

SI 사업을 진정성있게 오래 하다보니 현장(site)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생겼다. 제품을 우선 마련한 후 고객사에 공급하는 여타 기업의 사업 방식과 반대라 할 수 있다.

현장 맞춤형 제품의 목표는 AI라는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임에도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크게 흔들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업무 효율과 효과만 개선할 뿐이다.

다음으로 시야인사이트가 AI 기술을 접목할 주제는 기부다. 사회 속 취약한 곳을 비춰 효과적인 기부를 돕는 AI를 개발하는데 최근 부쩍 관심이 간단다.

이쯤 되면 '지능형 모니터링 솔루션 회사'라는 수식어는 이 기업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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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시야인사이트 임형준 대표(오른쪽)와 박성은 기자(왼쪽)(사진=시야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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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시야인사이트 임형준 대표(오른쪽)와 박성은 기자(왼쪽)(사진=시야인사이트)Q. 이제까지의 기업 연혁을 살펴보면 기술 분야로는 AI·보안·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한 산업 분야의 경우 의료·HR·관공서까지 아주 폭이 넓다. 현재 시야인사이트는 한 마디로 어떤 회사라고 할 수 있을까

일단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능형 모니터링 솔루션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Q. AI 사업을 본격 시작한 것이 작년부터다. 보안 회사가 어떤 과정을 거쳐 AI 회사가 됐는지 궁금하다.

사업을 시작한 8년 전에는 관제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로서 출발했다. 관제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이 핵심이다. 기존 관제 솔루션들은 분석하는 툴이 정해져 있는데 우리는 이런 형태의 관제와는 다른 응용 방식의 모니터링 사업을 SI 형태로 많이 진행했다.

건보공단의 개인정보 모니터링,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트래픽 모니터링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단순 관제보다 발전된 형태로 기존과는 다른 개인정보 활용 사례나 이상 트래픽 등을 감지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CNN, 회귀(regression)와 같은 머신러닝(ML) 기술을 사용해 지능형 통계 기술들을 이때부터 만들었다. AI 전문회사라가보다 이상 증상 탐지를 위해 AI를 하나의 테크닉으로 활용한 것에 가깝겠다.

Q. 2020년부터 AI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작했는데,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작년 인사 관련 모 공공기관의 지능형 인재 추천 시스템 사업을 수주한 것이 AI 사업 시발점이 됐다. 이후 올해는 강원도소방본부에서 지능형 구급수요 예측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

Q. 금방 말한 두 사업을 비롯해 공공기관 SI 용역 사업을 다수 진행해왔다. 투자금 없는 사업을 가능하게 한 비결인데, 정말로 투자금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나

그렇다. 스타트업에게는 자본금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를 유치해서 회사가 데스밸리를 지나기 전까지 현금을 잘 통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사업 초반에는 여기에 대해 잘 몰랐다. 당장 먹고 살아야 직원들 월급도 줄 수 있으니 대책으로 생각한 것이 SI 개발이다. 사업 초기부터 현장에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실전부터 시작했다. 직원들과 계속 먹고 사려면 실전과 실전에서 끊임없이 실패 없는 사업을 해야 했다. 이걸 8년째 하다 보니 자생할 수 있는 기술력이 생겼다.

Q. SI 사업을 오래하면서 확보한, 다른 수많은 AI 기업들과는 차별화되는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다른 기업들은 좋은 기술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받아 R&D를 진행하고 제품 만드는 식으로 사업을 한다. 우리는 핵심 기술을 고객에 먼저 제안하고 이후 해당 분야 현장(site)에서 기술이 잘 안착이 되게끔 하는 식으로 제품을 만든다.

AI 인재 추천 시스템의 경우 현재 AI가 현장에 들어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업무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고 한다. 기존 기관에서 익숙한 업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엔진이 그 속에 들어가 업무 효율을 높여준다. 컨설팅도 병행해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해주는 만족도가 더 높다.

Q. AI 인재 추천 시스템은 시야인사이트가 만든 AI 관련 첫 번째 SI 개발 성과라고 앞서 말했다. 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해당 사업을 준 인사 관련 모 공공기관은 다른 공공기관이 채용을 위해 인재 추천을 요청하면 후보를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해양수산부에서 빅데이터 전문가를 원한다고 요청하면 국가 인재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 적절한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다.

AI 인재 추천 시스템에서는 먼저 국가 인재 DB 내 인물들이 기존에 다닌 회사, 진행한 프로젝트, 작성한 논문 내용 등에서 키워드를 파악해 어떤 전문 분야에 위치하는지 클러스터링 포지셔닝을 한다. 이후 요청서가 들어오면 1차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성을 토대로 후보를 추린다. 이후 경력, 직장 위치와 주거지 등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각 인재별 적합도가 몇 점이라고 지수화해서 분류한다.

인재추천 담당관들이 세상의 모든 전공을 다 알 수 없다. 빅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등대지기를 찾아야 한다면 어떤 전공을 공부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AI 기술을 사용하면 키워드만으로 검색이 되지 않거나 해당 전문성을 찾기에 애매모호한 부분들을 극복할 수 있다. 특정 인재의 기존 경력이 기관이 원하는 자리에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지도 판단 가능하다.

Q. AI 인재 추천 시스템이 현장에 꼭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

대부분 기관들은 한 해에 2, 3천명 이상이 인사 이동을 한다. 사람들의 업무 적합성,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 반영해 팀을 꾸리고 싶은데 이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AI 기술을 사용하면 업무 시간도 줄일 수 있을뿐더러 정확도도 높여 적재적소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HR팀에 인사에 대한 결정을 물었을 때 정량화, 수치화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에 인사에 대한 신뢰도 올라갈 수 있다.

Q. 자연어처리 기술로 유명한 국내 한 AI 기업을 제치고 사업을 수주한 것을 고려하면 성과 의미가 큰 것 같다.

사업을 주는 기관에서는 시야인사이트가 큰 회사가 아니라는데서 걱정을 하기도 했다. 반면 사업이 끝난 후에는 오히려 시야인사이트가 맡았기에 현장에 더 잘 적용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큰 기업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모듈을 납품하고 이후 현장에 맞게 만드는데 우리는 보유한 기술을 가지고 바로 현장 맞춤 식으로 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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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인사이트 제품 작동 방식을 설명 중인 임형준 대표(사진=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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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인사이트 제품 작동 방식을 설명 중인 임형준 대표(사진=박성은 기자)Q. 인재 추천 시스템 이후 올해 수주한 AI 사업으로 강원도소방본부의 지능형 구급수요 예측 플랫폼 구축 사업이 있다.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궁금하다.

AI가 수행하는 일은 구급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미리 예측하는 것, 그리고 구급·구호 활동에 맞춘 최적 경로를 추천하는 것 2가지다. 구급 수요 예측을 위해서는 먼저 지난 20년간 소방본부가 구급출동을 한 데이터를 토대로 강원도에 어떤 종류의 구호 출동이 있었는지 클러스터링한다. 다음으로 왜 그런 출동이 있었는지 원인을 파악한다. 원인을 파악하는 일은 특히 어렵다.

어떤 사람이 왜 쓰러졌는지 알기 위해 기후, 기상, 교통, 유동인구, 질병 등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도출해내야 한다. 그러다보면 "오늘은 기온이 영하 10도로 내려가니 산간지역 어르신들이 심장 관련 사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겠다, 그러니 산간지역에 패트롤을 돌자"라고 AI가 제안할 수 있다. 이전에는 경력이 많은 소방관이 어림짐작으로 하던 일을 데이터 기반 결과로 제시하는 것이다.

Q. 최적 경로 예측의 경우 일반 차량 네비게이션과 차이가 있을까

일반 내비게이션과는 달리 구급·구호 활동에 특화됐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강원도에는 블랙아이스라는 늘 어는 음지가 있다. 일반 차량은 이를 피해가겠지만 구급팀의 경우 해당 경로를 거쳐 사고가 났는지 확인하는 편이 업무에 효율적이다.

Q. 인재 추천과 구급 수요 예측 다음으로 시야인사이트가 계획 중인 AI 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이제는 우리의 AI 예측, 추천 기술에 대한 실증이 어느 정도 완료됐다고 본다. 이제 예측과 추천이 필요한 다른 여러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하려 하는데, 특히 사회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술을 쓰고 싶다.

구급 수요 예측 플랫폼 사업을 이제 절반 정도 진행했는데 좋은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에 대한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이를 활용해 향후 도움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곳에 기부할 수 있는 기부 추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진행 중인 사업 완료 단계에서 프로토타이핑을 해보려 한다.

Q. 현재 회사가 원주에 있다. 대부분 IT 기업들이 서울에 있는데 혹시 이사할 생각이 있을까

서울로 이사하기보다 원주에 본격 정착하려 한다. 최근 강원 혁신 지식산업센터에 입주가 결정됐고 올해 안에 이사할 예정이다. IT 기업들은 대부분 서울이나 더 큰 시장을 보는데 우리는 원주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굳혀보자는 생각이다. 원주스러운, 원주 지역에 필요한 회사가 되는 것이 회사 목표 중 하나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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