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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윤석열 "'이재명 일병 구하기' 하나?"… 유동규 배임혐의 뺀 檢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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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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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배임 등 주요 혐의를 포함하지 않은 검찰을 향해 “‘이재명 일병 구하기’를 하는 거냐”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배임죄 뺀 유동규 기소를 보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찰이 유동규를 기소하면서 뇌물죄만 적용하고 배임죄를 뺀 것은, 이재명 후보의 범죄를 숨기고 그에 대한 수사까지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검찰이 직권을 남용해 처벌해야 할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국가에 해를 끼치는 정치적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가 기소 과정에서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유동규 기소에서 배임죄를 뺀 일은 그야말로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한 일”이라며 “성남시청을 압수수색 하면서 시장실을 빼먹지를 않나, 유동규를 체포하면서 창밖으로 던진 휴대폰을 못 찾지를 않나, 도대체 검찰이 뭐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 말대로 ‘이재명 일병 구하기’인가. 검찰이 무슨 이재명 사수대인가. 지금까지 이런 검찰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사건 전담수사팀은 전날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구속영장 청구 당시 포함됐던 배임 혐의는 기소 혐의에서 빠졌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2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는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등에 이익을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원 상당 손해를 가했다’고 적시했다. 배임 혐의뿐 아니라 화천대유 김만배씨에게 5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이 커지자 수사팀은 “공범 관계 및 구체적 행위 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핑계’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공범수사를 위해 배임죄를 남겨뒀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이 후보를 비롯한 공범 혐의를 받는 자들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그런 의도가 아니고서는 이렇듯 수사의 ABC도 모르는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검찰이 무능해서 그렇다던데 제가 아는 검찰은 그렇게까지 무능한 집단이 아니다. 바보처럼 보이면서까지 이 후보를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윤 전 총장은 “이렇듯 명백한 범죄 혐의를 받는 여당 후보가 나서는 대선은 국가적 재난, 국민적 불행”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범들이 말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해 사건의 진상 규명과 범죄자에 대한 단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문재인 정권의 거짓 검찰개혁이 이렇게까지 검찰을 망가뜨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치 제 몸이 부서지는 것 같다”면서도 “할 말을 해야겠다. 만약 이렇게 수사를 미루고 뭉개다가 훗날 진실이 드러나면 현 검찰 수뇌부와 대장동 게이트 수사팀은 사법적 단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가 진정 ‘국힘게이트’라고 믿는다면 어서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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