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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품을 저렴하게…무신사 제친 ‘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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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도 ‘패션 피플’들은 끄떡없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패션 쇼핑 앱’ 덕분이다. 굳이 오프라인 쇼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을 정도로, 최근 온라인 패션 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요즘 뜨는 패션 쇼핑 앱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과거에는 잘 취급하지 않던 백화점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는가 하면 명품이나 빅사이즈 의류 같은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 앱도 많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체형이나 얼굴을 인식하는 ‘가상 피팅’ 서비스 앱도 주목받는다.

매경이코노미는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올해 9월 한 달 동안 ‘신규 설치가 가장 많았던 패션 쇼핑 앱’ 순위를 매겼다. 1만건 이상 신규 설치된 앱은 단 60개. 유명 종합쇼핑몰 앱을 제치고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앱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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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패션 브랜드를 저렴하게

▷퀸잇, 지그재그·무신사 제치고 1위

이변이다. 지난 9월 신규 설치가 가장 많았던 앱은 여성 의류 전문 쇼핑 앱 ‘퀸잇’이다. 신규 설치가 약 47만건에 달한다. 지그재그(2위, 약 39만건), 에이블리(4위, 약 36만건), 무신사(5위, 약 33만건) 같은 쟁쟁한 쇼핑 앱을 모두 제쳤다. 연초 대비 거래액이 10배 이상 늘어났을 정도로 최근 주목받는 앱이다.

퀸잇이 다른 쇼핑 앱과 차별화되는 점은 ‘입점 브랜드’에 있다. 퀸잇은 ‘4050을 위한 쇼핑 앱’을 자처한다. 생소하고 개성 강한 브랜드보다는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잘 알려진 기성 패션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쉬즈미스·올리비아로렌·시슬리·르보엠·지센 등 여성 브랜드부터 네파·블랙야크·아이더 같은 아웃도어, 엘칸토·무크·금강제화 등 유명 잡화까지 현재 약 400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특가 할인율은 최대 90%에 달해 가성비 소비를 원하는 4050 여성으로부터 인기가 높다.

퀸잇뿐 아니다. 4050을 겨냥한 백화점 브랜드 앱의 강세가 순위표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포스티(13위, 약 8만9000건)’는 앱 슬로건이 ‘백화점 패션 브랜드를 아웃렛 가격으로’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에 집중했다. 판매 중인 모든 상품을 브랜드 본사와 직접 계약할 정도로 품질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멜리즈(28위, 약 3만9000건)’는 브랜드 패션 가격 비교 앱이다. 전 세계 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2000여개 브랜드, 약 30만개 상품 가격을 매일 업데이트해 최저가와 그 판매처를 보여준다.

두 앱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이름난 대형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출범한 앱이라는 점이다. 기존 플랫폼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 설립한 이른바 ‘버티컬 플랫폼’들이다. 포스티는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이 올해 7월 선보였다. 멜리즈는 에이블리가 ‘에이블리블랙’이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4050 고객을 어떻게 포섭할 것인지가 최근 패션 커머스 업계 최대 화두다. 요즘 4050은 2030 못지않게 쇼핑 앱 사용에 익숙한 데다 구매력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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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남성·아동…카테고리 킬러

▷‘하이버’는 남성, ‘마미’는 워킹맘 공략

패션 쇼핑 앱이 주목하는 대상은 4050뿐 아니다. 명품, 남성, 유아동, 주얼리 같은 세부 카테고리 이른바 ‘니치마켓’을 겨냥한 전문 앱도 쏟아진다.

특히 ‘명품 거래 플랫폼’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오픈마켓이나 직접 중개 형태로 명품 쇼핑을 돕는 플랫폼으로 이번 신규 설치 상위권을 차지한 트렌비(6위, 약 21만건), 발란(10위, 약 10만건), 머스트잇(12위, 약 9만건) 등이 대표적이다. 셋을 ‘머·트·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은 머스트잇(약 2500억원), 트렌비(약 1100억원), 발란(약 500억원) 순으로 많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그동안 온라인 거래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분야였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가 높아지고 백화점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을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장이 급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남성 패션 전문 앱 ‘하이버’의 순위 상승도 가파르다. 올 9월에만 약 15만6000건이 새로 설치되며 전체 7위에 랭크됐다. 남성 패션 앱 중에서는 신규 설치, 사용량 모두 1위다. 패션 앱 ‘브랜디’가 2018년 새롭게 내놓은 ‘버티컬 플랫폼’이다.

‘유아동 패션’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앱도 선전했다. ‘마미(22위, 약 5만4000건)’ ‘보리보리(42위, 약 2만3000건)’ ‘유니프렌드(49위, 약 1만5000건)’ 등이다.

이 밖에도 판도라·스와로브스키·구찌 등 주얼리 브랜드 전문 플랫폼 ‘아몬즈(29위, 약 3만9000건)’, 1만원대 구두 쇼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착한구두(39위, 약 2만5000건)’, 빅사이즈 여성 쇼핑몰로 현재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 중인 ‘공구우먼(56위, 약 1만1000건)’도 신규 다운로드가 많이 이뤄졌다.

▶“매장 안 가도 돼” 가상 피팅 앱

▷체형 측정 ‘아이투’, 안경 합성 ‘라운즈’

온라인 쇼핑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직접 입어볼 수 없다’는 점이다. 사이즈가 안 맞는 상품이 도착하는 것은 다반사. 막상 입어보면 사진과 달리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패션 쇼핑 앱이 속속 등장 중이다. 카메라 인식과 증강현실(AR) 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른바 ‘가상 피팅’이 가능해졌다.

‘아이투(24위, 약 4만7000건)’는 지난 3월 롯데홈쇼핑이 출범한 ‘패션 큐레이션 플랫폼’이다. 앱 내 사진 촬영으로 목둘레, 어깨너비, 허리둘레 등 최대 10개 신체 부위 상세 사이즈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체형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상품 또는 패션 스타일을 추천받는 방식이다.

‘라운즈(41위, 약 2만3000건)’는 실시간 안경·선글라스 피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얼굴을 대면 선택한 상품을 착용한 모습이 화면에 뜬다. ‘마치 실사 같다’는 리뷰가 주를 이룰 정도로 정교한 그래픽 구현이 특징이다. 가상 피팅은 물론 검안·상품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국 150여개 파트너 매장과 제휴를 맺은 덕이다.

온라인 구매 시 반품률이 가장 높은 품목 중 하나는 ‘신발’이다. 브랜드마다 사이즈 기준이 워낙 다른 탓이다. ‘펄핏(58위, 약 1만건)’은 직접 신어보지 않아도 딱 맞는 치수의 신발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앱이다. 사진 촬영만으로 발 사이즈는 물론 발등 높이나 발볼 넓이 등 발 모양의 실측값을 구현해낸다. 20만개에 가까운 발 사이즈 데이터와 신발 데이터를 학습해 오차 범위를 1㎜ 내외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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