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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전두환 미화' 경선 파장·지도부 갈등 '후폭풍'…"아 윤석열" 캠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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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심 악화 우려 지속…호남 내려간 이준석 "호남민들에 죄송하다" 수습 분주

김재원 "文, 부동산·원전은 전두환에 배워야" 尹 두둔…당대변인 "바람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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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2021.10.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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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당내에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미 '엎질러진' 유력 후보의 실언에 중도층·호남 민심 이반에 대한 위기 의식이 감지되는 한편, 일부 지도부는 윤 후보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또 다른 당내 논쟁까지 촉발된 상태다.

이번 '전두환 미화' 논란을 넘어 잇단 '사고'에 대처하는 윤 후보의 인식과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 높아지면서 캠프 내부에서도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며 "호남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이 세부 업무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각 분야 전문가에게 이를 맡겼고, 자신 역시 대통령이 되면 이런 모습을 따르겠다는 취지였지만, 전 전 대통령과 신군부를 옹호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윤 후보의 해당 발언 이후 당 내에선 당 차원에서 공 들여온 '호남 끌어안기' 정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감지됐다.

이준석 대표는 이에 호남 민심 악화를 막기 위해 전날(21일) 오후로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현장 참관을 앞두고 예정에 없던 여순사건 위령비와 위령탑 참배 일정을 추가해 여수와 순천을 다녀오는 등 뒷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치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윤 후보가) 스스로 경쟁력과 기대치를 약화시킨 행위"라며 "다시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권고하겠다. 호남민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윤 후보의 생각은 당의 생각과 분명히 대치됐다"며 "이 건으로 인해 호남 지역민들이 국민의힘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을까 걱정스럽고 지난 노력이 오히려 상처로 다가올까 우려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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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여순사건 위령탑을 찾아 방명록을 적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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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발언은 다른 경선 후보들로부터도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키며 경선 국면에 현안으로 부상한 것은 물론 김재원 최고위원이 윤 후보의 전두환 발언을 두둔하는 발언으로 옹호하고 나서면서 지도부 내 의견 충돌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두환 정권 시절 우리 젊은이들은 사실 학교 졸업하면 취직 다 잘됐다. 10년 정도 저축하면 누구든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고 그렇게 희망 좌절된 시대는 아니었다"며 "오늘날 부동산, 원자력 발전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한테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양준우 당 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을 겨냥, "당까지 수렁에 발을 담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미 과가 하늘을 덮고도 남는데 한 줌의 공을 평가하는 것은 불필요한 언어다. 전두환은 대통령이라기보단 범죄자"라고 선을 그었다.

유승민 후보 측 권성주 대변인도 "김 최고위원이 전두환 정권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한 후보 개인의 비상식적 발언을 당 지도부 의견으로 확장시켜버린 심각한 망언"이라며 "(윤 후보의 발언을) 질책하지는 못할망정 당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두둔하고 나선 것은 '정권교체'엔 관심 없고 오직 줄서기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윤 후보는 같은 날 오전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사죄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당 내외의 비판이 더욱 거세지자 4시간 여만에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호남 민심 이반에 대한 당내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틀만에 이뤄진 윤 후보의 사과가 뒤늦었을뿐더러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화난 민심을 당장 가라앉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한 번 성난 민심이 쉽게 수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추가적인 호남 방문 등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캠프에서도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윤 후보의 '실언' 대응 방식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매번 "전체 맥락을 무시한 오해"라는 식의 해명이 앞서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어가고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캠프에는 윤 후보의 인식 교정을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윤 후보만 바라보며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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