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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민간기업 300개 참여… ‘K-스페이스 시장'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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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한화·현대중공업 등과 협력

지상제어시스템은 中企서 개발

사업비 11년간 1조5000억 투입

우주산업 투자 활성화 계기 기대

세계일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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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첫 발사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는 국내 민간 방위산업 기업 300여 곳이 참여한 우주 기술의 집약체다. 비록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는 최종 임무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 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KAI는 300여개 기업이 만든 부품의 조립을 총괄했다. 특히 지난 나로호 1단 추진체의 경우 러시아로부터 들어왔지만 이번 누리호는 KAI만의 기술력으로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제작했다. 현재 경남 사천에 우주기술 개발을 위한 민간 우주센터를 짓고 있는 KAI는 지난 2월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우주 산업 기술력 강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발사의 기초가 되는 지상발사대와 발사체에 산화제와 추진체를 주입하는 엄빌리컬 타워를 제작했고, 현대로템은 누리호의 엔진을 점화시켜 발사체의 성능을 확인하는 연소 시험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심장인 75t(톤)급 액체로켓 엔진을 제작했다. 이 엔진은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고온·고압·극저온 등 극한의 조건을 견뎌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화는 누리호의 가속·역추진 모터와 임무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핵심 기술인 지상제어시스템과 시험장치 설계 등에는 유콘시스템, 카프마이크로, 우레아텍 등 5개 중소기업이 힘을 보탰다. 유콘시스템은 2014년 지상제어시스템 예비 설계를 담당했고, 이듬해 발사체 지상제어시스템 전체를 제작·설계했다.

이밖에도 제조·설계·조립·용접 등에 300여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한 이번 누리호 사업은 개발부터 발사까지 11년 7개월이 걸렸다. 약 2조원에 달하는 누리호 전체 사업비 중 민간기업에 돌아간 금액이 80%인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민간 기업 집행액이 1775억원에 그쳤던 나로호 개발 때와 비교하면 10배에 가까운 액수다.

이번 누리호 개발 과정은 우리 우주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번 누리호 개발 과정을 통해 우주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누리호 개발을 통해 한화 등 대기업들의 우주산업 진출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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