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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집값 고점” 말하며 내년 세입예산 편성… 정부의 ‘이중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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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줄어 양도세 11.9% 감소

종부세는 29.6% 증가 추산

세계일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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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수도권 집값이 올해보다 5%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세입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면서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없다”고 발표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기재부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국세 수입 예산안 중 양도소득세 추계에 국토연구원 전망 자료를 활용했다.

이 자료는 내년 주택가격이 올해와 비교해 수도권은 5.1%, 지방은 3.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주택가격 상승률은 수도권 9.4%, 지방 6.1%로 예상했다. 아울러 내년 주택거래는 수도권에서 17% 감소하고, 지방에서는 1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택거래는 수도권과 지방 모두 19%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 양도세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제시한 전망치보다 11.9% 줄어든 22조4000억원 걷힐 것으로 추계했다. 내년에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거래량은 줄어 양도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기재부는 내년 종합부동산세는 6조6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9.6%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공시가격이 내년에 5.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 수치는 최근 5년 공시가격 상승률을 최대값과 최소값을 제외하고 계산한 것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95%에서 100%로 조정되는 것도 종부세 증가 전망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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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은행 대출상품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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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증권거래세 추계에는 자본시장연구원 자료를 활용했다. 이 자료는 내년 코스피가 3470까지, 코스닥은 1100까지 간다고 전망했다. 다만 주식거래대금은 코스피가 올해 3599조원에서 내년에는 3074조원으로 줄어들고 코스닥은 2499조원에서 2224억원으로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재부는 증권거래세가 7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0%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

유 의원은 “기재부가 발표한 2022년 국세수입 예산안에는 내년 부동산 가격 상승 전망이 명백히 반영돼 있다”며 “이 전망치는 지난 7월 홍 부총리가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없다’고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재부가 국민에게는 ‘집값이 고점’이라고 말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2022년 국세수입은 국내총생산(GDP) 경상성장률(4.2%), 자산시장지표 등 경제지표에 대한 전문연구기관의 전망,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등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객관적으로 편성했다”며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안에 반영된 주택가격 변동률, 주택거래 변동률, 코스피·코스닥 지수, 주식거래대금 등 지표는 세수추계 목적으로 국토연·자본연 등 전문연구기관으로부터 전망치를 제공받아 활용한 것이지, 정부의 공식 전망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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