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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00스코어보드-국토위(종합)]'대장동' 비집고 외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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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2021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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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평가 대상 의원. 김은혜(국), 조응천(민), 김상훈(국), 조오섭(민), 소병훈(민), 박영순(민), 박상혁(민), 심상정(정), 강준현(민), 이종배(국), 송언석(국), 김회재(민), 천준호(민), 허영(민), 문진석(민), 홍기원(민), 문정복(민), 진성준(민), 김희국(국), 정동만(국), 신동근(민), 장경태(민), 김교흥(민), 김윤덕(민), 하영제(국), 송석준(국), 박성민(국), 이헌승(국).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21년 국정감사는 정국을 뒤흔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유탄을 정면으로 맞았다. 국토위가 여당 대선 후보가 개입된 초대형 의혹의 주요 전장이 되면서 여야 의원들은 '정치 국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와중에도 질 높은 정책 질의를 이어가려는 일부 의원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문재인 정권 마지막 국감임을 감안할 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책을 고민할 공간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불가피했던 '대장동 국감'에서 공격수로서 가장 많은 유효타를 날렸다. 증인과 참고인 채택이 봉쇄되고 검찰 수사로 자료 제출도 상당부분 막혔음에도 김 의원은 지난 5일 국토부 국감에서 대장동 원주민의 제보 녹취록을 통해 "내 말이 이재명의 말이니 믿고 기다려라"고 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발언을 공개했다.

'이재명 국감' 2라운드로 관심을 모은 21일 경기도 국감에서도 초과이익 환수조항 건의자를 집요하게 따지고, 민간의 개발이익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며 대선후보로서 자격 없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22일 종합국감에선 초과이익 환수조항 추가를 공모지침 단계부터 유 전 본부장에게 이메일로 건의했다 업무에 배제됐다는 제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이밖에 대장동 주민 동향파악이 명시된 일일 업무일지,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등 다양한 의혹 제기를 통해 사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내내 맨 마지막 질의 순서를 자처하면서도 흐름을 자신에게 끌어오는 '신공'을 펼쳤다. 정치 질의, 정책질의 어떤 것이든 200% 소화해 장내를 집중시켰다. LH 혁신안과 관련해선 거창해보이는 내용이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는 점을 밝혀내며 다시금 국회와 상의할 점을 주문했다.

도로공사 비호 아래 수의계약을 받으며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길사랑 장학사업단'을 고발하고, 인천공항에너지가 인천국제공항공사 퇴직 임원들의 낙하산 재취업의 장이 되고 있는 실태도 고발했다. 고발뿐 아니라 민생 질의도 많았다. 종합국감에선 30대의 청약 신청자 대비 당첨비율이 3.9%라며 "청약제도 보습학원에 다녀야 하냐"고 지적했다. 정부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유연성이 돋보인다는 평디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장동 국감'에서 관심을 덜 받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가장 깊이있는 질의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마땅히 이뤄졌어야 할 문재인 정부의 집값 급등 정책 실패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는 다양한 보도자료로 수많은 '히트작'을 냈다. 제한된 국감 시간을 만회하려는 노력으로 읽혔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중소형 아파트도 2배 올랐고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이 9억 넘는 고가 아파트가 됐고 △서울에서 집 사려면 4억4000만원이 더 들게 됐다는 식의 수많은 결산 자료를 비롯, 카카오T와 관련해서도 다양하고 적확한 자료를 냈다. 국감장에서의 질의도 좋았다. LH 전현직 직원들이 가족이나 지인의 새로운 투기수법을 밝혀내면서 현재의 LH 혁신안으로 막을 수 없는 사각지대의 문제를 드러냈다.

조오섭 민주당 의원은 여당 답지 않은 날카로운 정책 질의로 주목받았다. 철저한 국감 준비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참신한 소재를 발굴했다는 평이다. 도로공사가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의 촉진을 위해 추진하는 성과공유제를 수의계약의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호남고속철도에서 부실시공을 했지만 국가철도공단이 벌점도 부과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비행기의 활주로 착륙시 항로 이탈 문제를 정확한 사례와 통계 분석까지 곁들여 질의했고, 광주공항 청소노동자가 왁스작업 중 실신해 의식불명이 된 사건과 관련 발로 뛰는 차별화된 질의를 선보였다. 광주공항 보안검색 요원 대화방을 입수해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의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대선을 앞둔 이번 국감에선 대장동 의혹을 놓고 야당의 손피켓 사용과 일부 시위용 물건을 놓고 파행 위기를 수차례 겪었으나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며 갈등을 봉합하고 감사에 집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국토위만 10년째인 이헌승 위원장은 이번에 처음 국감을 진행하며 다년간의 경험과 넉넉한 리더십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다만 여야 간사 간 합의한 사항이 수차례 깨지면서 원활한 회의 진행을 막은 부분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대야소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했단 점을 감안하더라도 송석준 야당 간사의 '대똥이 사랑'은 수차례 파행 위기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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