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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제2의 대장동 사태'? ①특정인 이익 대박 ②신탁 ③로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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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처럼 지분 구조에 '증권사' 껍데기 씌워놔…실소유주는 민간업자 '아내'

민간업자 부부 수익률 2000% 넘어

민간업자, 이재명 전 선대본부장 영입 후 성남시 용도 변경 성공…'로비 의혹' 불거져

노컷뉴스

박수영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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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의원실 제공경기 성남시 백현동 사업이 대장동 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탁' 형식으로 지분 구조에 투자한 특정인이 이익을 독차지했다는 점과 사업 과정에서 로비 의혹이 불거진 점에서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현동 특혜 의혹, 민간 시행사 부부 2000% 넘는 수익률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백현동 사업 시행사 '성남알앤디PFV' 최대주주인 정모씨와 그의 아내는 투자 대비 2020~2021년 기준 배당 수익률이 최고 200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에서 시행사 '성남의뜰' 지분 1%를 가진 민간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자기자본 대비 1000%가 넘는 수익을 챙긴 구조와 비슷하다.

대장동이 민관(民官)합동으로 성남의뜰을 만들어 도시개발을 하는 형식이었다면, 백현동은 민간 시행사가 단독으로 진행한 사업이었다. 민간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의 지분 구조를 보면, 우선주(25만주)는 부국증권이 80.08%, NH투자증권이 19.92%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75만주)의 경우에는 아시아디벨로퍼가 61.33%, 부국증권이 19.97%, NH투자증권이 18.69%를 나눠가졌다.

그러나 실상 NH투자증권은 '껍데기'일 뿐이었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성남알앤디의 보통주와 우선주는 정씨 아내인 윤모씨가 NH투자증권에 신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씨가 그 지분의 실소유주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씨의 아시아디벨로퍼와 부인 윤씨가 가진 지분을 통합지분율로 따져봤을 때, 정씨 부부가 보유한 성남알앤디 지분은 전체의 65%에 해당한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015년 성남알앤디 우선주와 보통주 지분을 액면가(5000원)로 확보했는데 최득 금액은 총 9억 5000만원이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정씨가 아시아디벨로퍼를 통해 23억원을 성남알앤디에 투자했다. 정씨 부부의 투자금액은 약 32억 50000만원이다.

이를 통해 윤씨는 작년부터 올해 말까지 총 205억 4620만원, 정씨는 아시아디벨로퍼를 통해 497억 4344만원을 배당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경률 회계사의 분석 결과 정씨 부부는 32억 5000만원을 투자해 지난 해와 올해 말까지 702억 9000만원을 배당받은 셈인데, 투자 지분 대비 배당 수익률이 약 2000%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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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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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기 기자

이재명 前 선대본부장 성남시 용도 변경 시 로비 의혹

이처럼 민간 시행사가 개발 이익을 독차지한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모씨가 성남시의 용도 변경을 이끌어 낸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는 2014년 1월부터 한국식품연구원의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성남시에 용도 변경을 신청했지만 건건이 반려 당했다.

그러다 2015년 1월 김씨 영입 후 8개월 만에 '녹지 지역'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용도 변경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로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같은해 4월 성남시 도시주택국이 용도 변경하고자 한다는 보고서를 올렸을 때,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이 지사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당시 정책비서관이 서명했다. 김씨는 정씨에게 소송을 해 70억원을 확보했는데 '이익 배분을 둘러싼 내분'이란 뒷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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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2006년 이재명 지사의 성남시장 출마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냈고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때도 캠프에서 이 지사를 도왔다. 2008~2010년 민주당 분당갑 부위원장으로, 위원장인 이 지사와 함께 활동했다. 이재명 캠프 측은 "김씨는 2006년 당시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건 맞지만, 이후 이 지사와 멀어진 걸로 안다"고 밝혔다.

대장동과 위례도 '신탁'을 이용해 특정 세력이 이익을 독차지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대장동 사업에선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율을 보면 성남도시개발공사(50%)와 KEB하나은행(14%),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 SK증권(6%), 하나자산신탁(5%), 화천대유(1%) 순이다. 이중 SK증권은 3463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하지만 실상 SK증권은 '껍데기'일 뿐, 천화동인 1~7호 등 7명이 SK증권에 '성남의뜰에 투자해달라'고 돈을 맡긴(특정금전신탁) 소유주였다. 이 7명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가족과 언론사 후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다.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도 대장동 사업과 '판박이'였다. 당시 성남의뜰과 같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푸른위례프로젝트'는 성남시 창곡동의 6만4713㎡ 부지에 아파트 1137가구를 분양했다. 푸른위례에는 메리츠·IBK·유진·SK증권 등 증권사 4곳이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투자했다. 각 14.9% 지분율로 참여해 배당을 10%씩 가져가는 구조다.

천화동인처럼 위례투자1~2호와 위례파트너3호, 에이치위례피엠이 증권사 뒤에 숨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소유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남욱 변호사 부인 정모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부인 김모씨가 각각 위례투자2호와 위례파트너3호 이사로 등재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탁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비정상적인 수익 배분 구조가 문제"라면서 "신탁이 실소유주를 가리기 위한 껍데기로 사용되는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악용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경률 회계사는 "대장동 때도 증권사로 포장해 실소유주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백현동도 마찬가지로 그냥 봤을 때는 증권사가 투자한 것으로 보이게 해놓았다"면서 "분석해보니 역시 엄청난 배당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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