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윤석열 처가 시행 공흥지구 가보니… “공영개발 포기 이해 안 돼”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입주민들 대다수 “좋지 않은 시선에 불쾌”
사업 추진 속도감에 “놀라웠다” 반응도
시행사 제재 없고 尹 처가 땅 매입도 논란
양평군 "행정 절차상 실수" 특혜 의혹 부인
한국일보

20일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지어진 아파트. 이종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오후에 찾아간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지구는 최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군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가족 회사가 이곳에서 아파트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핵심 의혹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흥지구 공영개발 포기에 대해 입주민들은 “우리 아파트가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입주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2014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김모(45)씨는 “당시 인허가와 보상 문제로 아파트 건립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는데,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 박모(36)씨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특혜라기보다는 양평군과 시행사의 행정 착오일 가능성도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주변에선 사업 추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말도 나왔다. 공흥지구 인근 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양평역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어 입지도 좋고, 당시 양평에서 6~7년가량 신규 아파트 분양이 없었던 터라 사업성이 충분했다”며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분양 수요가 많았음에도 양평군과 LH가 개발을 포기한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씨가 2011년 9월 매입한 양평 공흥리 일대 농지 46㎡의 등기부등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파트 350가구가 지어진 공릉지구(2만2,411㎡)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LH가 2011년 7월 임대아파트를 짓는 공영개발을 포기한 뒤 한달 만에 민간개발을 제안한 윤석열 전 총장 장모의 가족회사 ESI&D가 사업권을 따내 분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경이다. LH는 이에 대해 양평군 반대로 사업을 포기했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사전에 이 일대 땅을 집중 매입한 것도 석연치 않다. 최씨는 자신과 ESI&D 명의로 2006년 12월 공흥리 일대 임야 1만6,550㎡와 농지 2,965㎡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지 내 농지 46㎡는 공흥리 일대 임야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 2011년 9월 추가 매입했다. 이 일대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승인될 것을 확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행사가 개발사업기간(2012년 11월~2014년 11월)을 넘겼는데도, 양평군이 제재 없이 사업 만료일을 2016년 7월 준공 직전으로 변경해준 것도 특혜 시비를 낳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업 과정은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양평군수로 있던 2012~2018년 진행됐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 처가 회사가 공흥지구 개발로 800억 원의 분양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 경험이 풍부한 업계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영개발은 주민 반대가 있더라도 요구 조건을 들어주며 설득해 추진하는 게 일반적인데, 공영개발을 포기하고 민자개발로 돌린 과정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공흥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양평군 관계자는 “당시 주민 반발로 LH에 사업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제기된 특혜 의혹은 행정적인 절차상 실수였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