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힘찬 관절로 행복찾기]등산애호가 ‘반월상 연골’ 손상 주의하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의무원장


50대 김모 씨는 등산 애호가다. 매주 주말이면 산을 오르는데, 요즘처럼 청명한 가을에는 형형색색 고운 옷을 입는 나무를 보는 재미에 더 자주 산을 찾는다. 좀 험한 산을 갈 때는 2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기도 한다. 김 씨처럼 가을에 접어들면서 산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 자칫 잘못하면 반월상 연골이 파열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반달 모양을 닮아 반달 연골이라고도 불리는 반월상 연골은 무릎 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일종의 쿠션 같은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고,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보통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일상 생활에서 부상을 당하면 반월상 연골이 파열되기 쉽지만 50, 60대 중장년층에서는 큰 외부의 충격 없이도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 젊은층도 축구나 스키 또는 점프 후 착지를 할 때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으니 안심할 수 없다.

반월상 연골이 찢어지면 추후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손상이 심하지 않거나 퇴행성 파열인 경우에는 보조기 또는 부목 등으로 무릎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약물 치료가 가능하다.

손상이 심하면 찢어진 반월상 연골을 봉합하거나 다듬어주는 관절 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보통 파열이 심한 경우 통증과 함께 무릎이 굽혀지지 않거나 걷다가 갑자기 힘이 빠지고, 관절에 물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내리막길을 걷기가 힘들고, 쪼그려 앉지 못하고, 소리가 나기도 한다.

반월상 연골이 찢어져도 급성기가 지나면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는다. 그래서 다 나은 것으로 착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데, 한번 찢어진 반월상 연골은 잘 붙지 않는다. 반월상 연골은 조직 내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증은 없어도 특정 각도에서 계속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무릎을 굽힐 때 불편함이 느껴지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찢어진 반월상 연골을 부분 절제하는 수술은 10∼20분 정도면 끝나고, 수술 다음 날부터 걷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반월상 연골이 넓게 찢어지거나 뿌리 부분이 찢어진 경우에는 봉합술로 최대한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시킬 수 있다. 이 경우 4∼6주간 목발 보행을 통해 봉합된 부위를 보호해야 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반월상 연골이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연골 이식을 시행할 수도 있다.

김 씨처럼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보통 산을 오르내릴 때는 평지를 걸을 때보다 더 많은 하중이 무릎에 실리니 조심해야 한다. 특히 무거운 배낭을 지고 산을 오르는 백패커는 더욱 위험하다. 즐겁고 안전한 가을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너무 무거운 배낭을 피하고, 자기 몸에 맞는 등산스틱으로 무릎에 걸리는 하중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의무원장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