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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누리호 발사, 위성 궤도에 안착 못했지만 희망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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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고도 700㎞ 비행 큰 성과

실용 위성 발사국 다음 기회로

내년 5월 보완해 재발사 도전

세계일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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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 독자 기술로 우주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어제 오후 5시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1단 로켓, 위성덮개(페어링), 2단 로켓을 분리하며 16분을 날아가 3단계에서 위성모사체 분리에는 성공했지만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 11년 반 동안 고대해 온 누리호 발사가 ‘미완의 성공’에 그쳐 아쉬움이 남지만 낙담할 일은 아니다. 우주 강국들도 첫 발사 성공률이 27% 수준에 그친다. 누리호 개발에 매진해 온 과학자·기술진 등 관계자들은 용기를 잃지 말고 내일을 기약해주길 바란다.

우리 기술로 세계 7번째 실용급 위성(중량 1t 이상) 발사국이 되겠다는 꿈의 실현은 잠시 뒤로 미뤄졌지만 국내 우주기술의 괄목할 만한 발전을 확인한 것은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 보낸 것만 해도 대단한 일 아닌가. 우주에 거의 가까이 다가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두 번의 도전으로 우주로 날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나로호도 서너 차례의 실패를 겪고 성공하지 않았던가. 1차 발사에서는 페어링 분리 실패, 2차 발사는 공중폭발, 3차 발사 때는 두 차례 중단되는 등 시행착오 끝에 2013년 1월 10여년 만에 성공할 수 있었다.

누리호도 도전의 연속이다. 2010년 3월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한국의 위성을 우주로 발사한다’는 취지 아래 국가적 사업으로 첫걸음을 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두원중공업 등 국내 기업 300여개가 참여하고, 약 5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2조 가까운 돈을 투입해 11년 7개월여 동안 피와 땀을 쏟아부었다. 어제 실험으로 목표 정상의 9부 능선까지 도달했다.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 수많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 법이다. 위성 발사 성공은 선진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된다. 미래 먹거리 기술 확보와 국가 안보 능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우주산업이 2040년에 1조달러(약 1180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누리호 개발 과정의 전반을 되짚어보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내년 5월 2번째 발사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두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이제 한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고 했다. 이번 경험을 우주 강국을 향한 의지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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