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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학폭 가해→도피 이적→그리스 언론 극찬, 쌍둥이의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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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이다영(좌)과 이재영 / PAOK 구단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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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국내에서 각종 논란 속 팬들의 외면을 받고 도피이적을 택한 이재영-이다영이 그리스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지금 PAOK 구단의 최고 인기스타는 쌍둥이다.

PAOK 테살로니키 소속의 이다영은 20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 PAOK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A1리그 올림피아코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갖고 팀의 3-0(25-16, 25-20, 25-21) 승리를 이끌었다.

등번호 19번을 받은 이다영은 지난 2월 5일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전 이후 약 8개월만에 코트를 밟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뽐냈다. 실전 감각이 우려됐지만 특유의 백토스와 블로킹, 그리고 밝은 표정을 앞세워 가장 높은 평점(7.1)을 받았다. 과거 현대건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와도 모처럼 호흡을 맞췄다. 언니 이재영은 외인 3명 출전 규정에 따라 휴식.

그리스 매체 ‘포스톤 스포츠’는 경기 후 “빠르고 현대적인 배구를 펼친 한국의 이다영이 PAOK를 다른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올림피아코스는 상대의 빠른 경기에 놀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고 이다영 효과를 언급했다.

매체에 다르면 올림피아코스는 최근 2년 동안 무패 행진을 달린 리그 최강팀이다. PAOK는 창단 후 올림피아코스에게 승리가 없었는데 이날 이다영 합류와 함께 역사적인 첫 승을 맛봤다.

매체는 “이다영이 PAOK에 현대 배구를 가르쳤다. 올림피아코스는 PAOK보다 더 나은 평판을 가진 팀이지만 이다영이 쌍둥이자매 이재영 없이도 모든 공을 좋은 토스로 바꿔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V리그 여자부의 간판스타였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자매는 지난 2월 학교폭력 가해 파문을 일으키며 전 소속팀 흥국생명의 무기한 출전정지, 대한민국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영구 박탈 징계를 나란히 받았다. 흥국생명이 이들의 2021-2022시즌 선수 등록을 포기하며 국내에서 뛸 길이 막혔다.

이에 자매는 터키 스포츠 에이전시 CAAN을 통해 그리스 빅클럽 PAOK 입단을 추진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이적에 필수적인 ITC(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을 거부했으나 최고권위기관인 FIVB(국제배구연맹)로 경로를 우회해 ITC 직권 승인을 받았다.

각종 논란을 남기고 16일 한국을 떠난 두 선수는 17일 PAOK 구단의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새 둥지에 짐을 풀었다.

PAOK 구단의 쌍둥이 홍보 활동은 슈퍼스타를 방불케 한다. 합류와 동시에 두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올리고 있고, 구단 유튜브 채널에 쌍둥이 전용 재생목록인 ‘Lee twins’를 생성했다. 쌍둥이 효과에 힘입어 유튜브 구독자 수도 1만명을 돌파(21일 오후 3시 현재 1.5만명)한 상황. 구단 인스타그램 역시 쌍둥이자매의 사진으로 피드가 도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다영은 경기 후 “승리하게 돼 너무 기쁘고, 팀원들에게 많이 부족한데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공격수들이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오늘 승리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리베로가 너무 잘해줬다”고 데뷔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고국에서 외면 받은 자신을 응원해준 그리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다영은 “(팬들) 덕분에 파이팅이 많이 생겼다. 그 기운 때문에 오늘 경기에 이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다영은 이날 구단 카메라를 향해 V리그에서 자주 선보였던 밝은 미소와 함께 손가락 V자를 그렸다. 쌍둥이의 반전드라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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