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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명품업체 직원이 친 사고에, 속으로만 끙끙 앓는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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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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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해있는 프랑스 보석 브랜드인 '부쉐론' 매장에서 발생한 고객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백화점과 명품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유출된 고객 정보에는 재벌가·중견기업 오너 등 30여명의 연락처·주소·생년월일·자녀관계 등 세세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당사자가 책임을 물을 경우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1일 현재 고객 정보 유출이란 심각한 사안이 발생했지만 갤러리아백화점이나 부쉐론코리아 모두 공식적인 유감 또는 사과 표명은 없었다. 우선 갤러리아백화점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부쉐론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는 입점 계약을 맺고, 매장을 임대하는 형태로 각 브랜드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관리한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입장을 내면 갤러리아백화점의 부주의 탓에 벌어진 일로 인식될 수 있다”며 “부쉐론 직원이 출근한 지 열흘 만에 벌어진 일이고, 그는 이전에 근무했던 여러 명품 브랜드사에서 고객 정보를 정리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입점한 브랜드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부쉐론 측은 이날 “매장 직원 노트에서 유출된 것은 동료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내용”이라며 “수사결과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비단 이번 사건뿐 아니라 백화점내 해외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백화점들은 전전긍긍하곤 했던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당 브랜드가 직접 나서 입장을 내는 경우도 드물다. 이번 고객정보 유출건도 경찰 출동 후에야 백화점측은 뒤늦게 사건 경위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정보 유출 '오명'은 백화점이 뒤집어 쓰지만 명품 브랜드에는 제대로된 항의도 못하는 상황이 되풀이돼온 셈이다. 이는 백화점에 대해 해외명품 브랜드가 '갑 중의 갑'으로 군림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들은 “명품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보니 해외명품 브랜드에 간섭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해외명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 중 명품 비중은 2017년 14.5%에서 올해 35.4%로 커졌다. 최근의 코로나19 시국에서는 '보복 소비'까지 맞물려 해외명품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부쉐론만해도 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244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60%가량, 영업이익은 10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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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매출 중 명품 비중.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에 입점하는 국내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서상 가품을 팔거나 위생상 문제가 불거질 경우 책임을 묻는 '페널티 조항'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는 외국계 기업이라 각 브랜드마다 별개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물론 거기에도 페널티 조항이 있지만, 백화점이 현실적으로 책임을 요구하긴 어렵다고 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수가 틀려서 명품 브랜드가 철수한다고 하면 백화점 매출만 준다”며 “명품 브랜드 유치가 갈수록 치열해져 '모셔오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해외 명품 매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도 백화점측과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고 도리어 '입단속'을 요구받기도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정작 불편을 겪는 것은 고객이라는 점이다. 한 백화점은 올해 명품 매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역지침에 따라 해당 매장 휴점을 결정했다. 하지만 휴점 문구를 두고 입점 명품 브랜드 측의 동의를 얻느라 진땀을 뺏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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