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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엔 '北 SLBM' 긴급회의했지만…中·러 반대로 공동성명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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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머니투데이

북한이 전날인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 신문은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 SLBM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불참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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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하고자 20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했지만, 공동성명 등 뚜렷한 성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이 있을 때마다 긴급회의를 소집해왔지만 결의안 및 공동성명 채택에는 좀처럼 나서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유엔 안보리는 이날 미국, 영국, 프랑스의 공동 요청으로 19일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했지만, 안보리 전체의 성명을 내는 등의 행동에는 나서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안보리 이사국의 손발이 맞춰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동성명 채택 불발이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7년 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에 두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반복하는 등 무력 시위 강도를 높이자 안보리는 그해 8월 대북 비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12월에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조치는 결의, 의장성명, 언론성명 등으로 나뉜다. 이중 강제력을 갖는 '결의'는 5개 상임의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의 반대없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은 상임이사국 반대 없이 과반 찬성으로 채택되고, 언론성명은 언론을 대상으로 구두로 발표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긴급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공동성명 채택 기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프랑스, 아일랜드, 에스토니아는 회의 전 북한의 SLBM 발사를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냈다"며 "긴급회의를 통한 안보리 성명이 발표되지 않음을 예상한 듯하다"고 전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도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앞두고 가진 별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SLBM 발사를 '새로운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회의 직전 약식 회견에서 "(북한의 SLBM 발사는) 불법 행위이며 여러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제재의 이행을 더 심각하게 할 필요가 있다. 솔직히 안보리의 대북 제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사국들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새로운 제재 가능성이나 안보리의 공동조치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기존의 대북 제재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알자지라는 대북제재 이행 관련 서방국들의 '실질적인 좌절감'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월 대북정책 검토를 끝내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북한 측에 지속적으로 "조건 없는 대화할 준비가 끝났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하며 북한의 응답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19일 공개연설에서 미국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직접' 제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대화 요구에 대한 응답없이 지난달에만 무려 5차례나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는 등 한반도 안보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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