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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레이더P] 불편했던 대통령·與대선후보 면담, 이번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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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곧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아직 날짜를 놓고 '조율 중'인 가운데 '명낙대전'으로 불렸던 경선 과정의 갈등과 대장동 의혹 이슈라는 껄끄러운 문제가 있는 터라 어떤 모습일지 주목받고 있다.


1. 불편한 분위기 속 면담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의 만남은 대개 불편한 분위기였다.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만남이 그랬다. 열린우리당 해체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정 후보가 정권과 차별화 전략을 보이며 갈등은 계속됐다. 당시 노 대통령과 정 후보는 후보 선출 당일 전화 통화를 했으나 회동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2012년 9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만남도 불편한 분위기였다. 두 사람은 후보 확정 당일 통화한 이후 13일 만에 오찬 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친박·친이로 나눠진 당내 갈등은 회동에서도 풀리지 않았다.


2. '차별화' 어려워져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의 면담은 어떨까. 역대 여당 대선 후보들은 정권 말 지지율 하락 등을 이유로 차별화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면담의 불편한 분위기로까지 이어졌다.

이 지사는 그간 "김대중·노무현·문재인에 이은 민주정부 4기의 탄생"을 주장하는 등 차별화에 거리를 뒀다. 일각에선 후보 확정 이후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새로운 정권"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정권 말 국정수행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에 비해 높아 뚜렷한 차별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07년 정동영 후보가 차별화 전략을 펼칠 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낮았다. 반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3. 원팀·친문 지지 절실

원팀이 절실한 이 지사에게 문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당내 갈등의 '여진'이 계속되며 이 지사는 '집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승복 선언에도 원팀을 이루지 못했고 전통 지지층마저 이탈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15일 전국 18세 이상 2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9%포인트 내린 29.5%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63.3%에서 49.4%로 떨어졌다. 또 이 지사는 친문 지지층을 더욱 끌어와야 한다. 2017년 대선 경선으로 친문은 이 지사에 대한 '비토' 심리가 있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면담은 당내 원팀과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4. '대장동 의혹' 속 면담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면담에는 '대장동 의혹'이라는 변수가 있다. 야당은 이 지사와의 면담이 대통령의 정치 개입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이러한 면담에 선례가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면담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면담에 대해 "민생경제 문제에 대한 논의 자리라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야당은 면담이 '대장동 의혹'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비리'를 공모해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최예빈 기자/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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