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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태연 포지션 고정, 한 유망주의 방황과 실패를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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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24)은 올 시즌 한화가 거둔 수확 중 하나다.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해 빼어난 타격 솜씨를 뽐냈다.

김태연은 8월15일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었다. 총 44경기에 출장해 142타수 44안타 타율 0,310 3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매일경제

김태연이 타구 판단을 잘못해 평범한 플라이를 어렵게 잡아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출루율이 0.436으로 대단히 높았다. 하지만 장타율은 생각처럼 높지 않았다. 김태연의 장타율은 0.423에 그쳤다. 수준급이라고 하기엔 모자람이 있었다.

내년 시즌 김태연의 포지션을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칫 열린 포지션으로 갔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으로 성장에 방해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연은 올 시즌 3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주전 3루수 노시환이 부상을 당한 사이 한화 3루를 책임졌다.

3루수로서 가장 많은 92타석을 소화했다.

노시환이 돌아온 뒤로는 우익수로 50타석, 좌익수로 12타석을 들어섰다.

문제는 수비력이었다. 타구 판단 능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연은 내야수로 등록이 돼 있는 선수다. 3루수로서는 수준급 수비 능력을 보여주고도 했다. 2군에서는 내야와 외야를 동시에 훈련 했는데 아직 타구 판단 능력에선 마이너스 요소를 갖고 있다.

대신 강한 어깨가 있다. 외야수로 많은 경기를 나서지는 않았지만 홈 보살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5일 대전 두산 전 9회초 2사 2루서 박건우의 적시타 때 홈으로 파고 들던 2루 주자 장승현을 저격해 4-3 승리를 지켜낸 바 있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김태연의 포지션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외야수를 맡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외야수로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너 외야수로서 김태연은 수비 능력이 탁월하지 못하다. 올 겨울 공을 들여 강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타격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태연은 거포형 선수는 아니다. 낮은 장타율이 그 증거다. 경험이 쌓이면 장거리포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현재 가진 포텐셜로만 놓고 보면 거포로 성장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수비 능력 향상이 중요한 이유다. 타율과 출루율이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수비 능력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타격에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된다.

멀티 포지션 선수로 키우기 보다는 한 자리에 붙박이로 키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재주가 있어 여러 포지션을 오갔던 KIA 최원준이 수비에서의 혼란으로 타격에서의 재능이 늦게 꽃 핀 사례를 반복해선 안된다.

최원준은 다재 다능한 선수라는 이유로 거의 전 포지션을 오갔다. 타격에 큰 영향을 받았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타격으로 이어졌다. 수 없이 많은 시도를 하다 자신만의 타격폼을 잃어버리고 어이없는 스윙을 하는 선수로 추락하기도 했다. 출발점은 수비에서의 혼란이었다.

둘은 닮은 점이 많다. 타격 능력을 갖고 있고 어느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어설픈 멀티 포지션 시도는 성장에 장애갸 될 수 있음을 최원준이 보여줬다.

최원준도 우익수로 포지션이 고정된 뒤 공격 능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엉성하던 수비 능력도 크게 늘어났다. 김태연이 롤모델로 삼아야 할 사례다.

여러 재능이 있다고 여러 포지션을 오가다 보면 유망주의 성장은 언제든 정체될 수 있다. 장타력이 떨어지는 김태연이기 때문에 타격 능력과 수비 능력이 더해질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최원준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화 3루에는 노시환이라는 성공 사례가 있다. 2루엔 정은원이 있다. 김태연은 장기적으로 외야로 키우는 것이 이상적이 될 수 있다. 최원준의 성공 사례를 쫓아 고정 포지션을 정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해 졌다.

한화 외야에 확실한 주인이 없다는 점도 김태연의 외야 정착을 추천하는 이유가 된다.

감독 욕심으로 이런 저런 포지션을 오가게 하는 것 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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