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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中 무역전쟁에 '새우등' 터진 한국…베트남이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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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이후 두 국가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의 미·중 시장 점유율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중 무역 전쟁 이후 글로벌 교역 구조 변화와 한국 통상 정책 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미·중은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 상호 추가관세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을 빚었다. 전경련의 분석 결과 2018년 미·중 무역 분쟁의 혜택은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이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미국과 중국 수입 시장에서 전체 수입이 2018년 대비 5.7% 줄었지만 아세안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20.3%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수입은 전체 수입 감소율 보다 큰 10.6%나 떨어졌다. 그 결과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한 2018년과 비교해 2020년 미·중 수입시장에서 아세안의 점유율은 2.6%p 증가했고 한국의 점유율은 0.3%p 감소했다.

중앙일보

[자료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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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美 수입시장 12위서 6위로 상승



올해 들어 아세안 10개국의 미·중 수출은 더 확대되고 있다. 상반기(1~6월) 아세안의 미국, 중국에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9%, 38.1% 증가해 한국(미국 수출 23.3% 증가, 중국 수출 25.5% 증가)과 일본(미국 수출 17.7% 증가, 중국 수출 27.2% 증가)을 압도했다.

아세안 10개국 중 가장 수혜를 누리는 국가는 베트남으로, 미국 수입 시장에서 12위 수입국(2018년)에서 6위 수입국(2021년 상반기)으로 위상이 상승했다. 한편 2020년 1월 1단계 미ㆍ중 무역합의 결과로 금년 상반기 중국의 미국 수출은 26.7% 증가했고, 미국의 중국 수출은 55.0% 증가했다.

중앙일보

[자료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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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로 수출시장 지배력 확대



중국은 최대 수출국(2018년 미국 비중 17.0%)인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2020년 미국에의 수출은 2018년 대비 5.3% 감소하고, 미국에서의 수입은 2018년 대비 11.9% 줄었다. 그러나 중국은 수출선을 아세안과 유럽연합(EU)으로 신속히 전환하고, 지난해 코로나19로 미국·유럽의 경제·산업활동이 줄어든 영향 등으로 2020년 중국의 전체 수출은 2018년 대비 5.0% 증가했다. 그 결과 중국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2.7%에서 2020년 14.9%로 2.2%p 증가했다.

전경련은 “다만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지배력은 향후 하향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4월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앞으로 중국 내 소비 증가 및 노동 비용 상승, 선진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 시설 자국 유턴과 아세안 시프트로 세계 교역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일보

[자료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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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2018년 4176억 달러에서 2020년 3108억 달러로 약 1000억 달러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로 수출이 전년 대비 13.0%나 감소하면서 연간 무역 적자는 90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가 진행되면서 아세안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지난 6월 국회 외교통일위가 의결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의 조속한 비준, 발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참여하면 원산지 규정으로 우리 기업은 CPTPP 역내 공급업체로부터 효율적 소싱이 가능해지고, 향후 한‧미‧중 모두 CPTPP에 가입하면 한국의 장기 실질GDP는 4.79%p 높아진다”며 CPTPP 가입 추진의 공식화도 촉구했다.

중앙일보

[자료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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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쟁에 통상환경 변화”



한편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글로벌 통상 포럼에서도 미·중 경쟁에 긴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국제유가와 물류비가 급등하면서 기업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사로 나선 김지윤 박사는 “미국은 내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어 기후변화나 환태평양동반자협정 같은 이슈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기엔 한계가 있고,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내년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물산, 동원그룹, CJ ENM, 세아제강, 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수출기업 대표(CEO)급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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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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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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