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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국경지대 밀입국 사상 최대…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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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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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불법 이민자 적발 건수 추이. 자료:미국 관세국경보호청·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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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이 급증하면서 2021회계연도에 적발된 불법 이민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막는다면서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등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펼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포용적 이민 정책을 다짐했지만 남부 국경으로 끝없이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 및 난민 행렬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이번주 공식 발표될 예정인 관세국경보호청(CBP) 통계를 인용해 지난 9월 말 종료된 2021회계연도에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지역에서 적발된 불법 이민자가 17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이자 2012회계연도부터 2020회계연도 사이 연평균 불법 이민자 적발 건수 54만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월 이후 적발된 불법 이민자는 130만명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봄 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가 크게 늘자 해마다 봄에는 불법 이민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뜨거운 여름인 지난 7월과 8월에도 각각 20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국경을 넘다가 적발돼 구금됐다. 지난달 적발된 사람도 19만2000명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같은 숫자는 CBP가 적발한 불법 이민자를 집계한 것이므로 CBP에 적발되지 않고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한 사례까지 감안하면 실제 불법 이민자 규모는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법한 서류를 갖추지 않고 국경을 넘으려다 추방된 사람이 다시 불법 이민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도 많다.

출신 국가별로는 멕시코가 60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불법 이민자를 양산해온 ‘중남미 3개국’에 해당하는 온두라스(30만9000명), 과테말라(27만9000명), 엘살바도르(9만6000명)가 뒤를 이었다. 최근 정정불안과 자연재해를 당해 난민이 대거 늘어난 아이티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쿠바, 브라질 등 기타 국가 출신은 36만7000명이었다.

불법 이민자가 폭증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펼친 강력한 반이민 정책으로 억제됐던 불법 이민자 압력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미국 내 노동력 부족 등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포용적 이민 정책을 표방하면서 이민의 문호가 넓어질 것이란 기대도 남부국경으로 불법 이민 행렬이 늘어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정책 가운데 하나였던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시켰고, 이민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민 희망자가 멕시코에 머무르도록 한 정책도 중단했다. 이민 정책 전반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는 100일 동안 국외 추방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남부 국경지대 불법 이민자 문제는 갈수록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트럼프 전 행정부 탓을 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 정부 탓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남부 국경 이민 문제를 맡기면서 불법 이민을 시도하는 외국인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은 중남미 국가를 방문하거나 정상들과 회담을 하면서 경제적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급증한 이민 행렬에는 변함이 없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정정불안과 지진 피해 등으로 인해 고국을 등진 약 1만5000여명의 아이티민들이 몰려들자 국경수비대가 말을 타고 이들을 쫓아내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국내외적으로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비난을 샀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간의 얼굴을 한 이민 정책’이라는 이상과 남부 국경으로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 행렬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이민 옹호론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내는 반면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련한 대대적인 이민 개혁 법안을 보이콧하면서 내년 중간선거에서 이민 문제로 바이든 대통령을 난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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