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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당도 방어 포기, 윤석열 결국 "유감"…전두환 발언, 왜 하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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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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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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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경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발언'에 "정확하게 선을 긋겠다"고 밝혔다. 논란 초기에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는 정도로 지적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단순 실언을 넘어 호남과 중도층 표심을 흔든다고 판단해 강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의 비판까지 잇따르자 윤 전 총장은 결국 유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21일 전남 여수를 방문해 여순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당 대표실에 가보면 전두환 대통령 사진은 없다"며 "오히려 5.18 광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했던 김영삼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두환 대통령 사진이 당 대표실에 걸려있지 않은 이유는 그분의 통치행위 등에 대해서 기념하고 추모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어떤 취지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본인이 부차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전달됐겠지만 다소 그 의견에도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전두환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과 12.12(군사쿠데타)를 제외한 정치 행위에 대해서 옹호하기에는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정치를 하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통치를 하셨을 뿐이지 다른 사람과 화합해서 의견을 조율하고 정당 간 의견 교류를 만들어내고 이런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저희 당에서 정치를 하는 분들은 특히 호남과 관련된 발언할 때 최대한의 고민을 해서 발언해야 한다"며 "정치인은 본인의 발언에 항상 책임지고 평가받는 위치에 있다. 실제로 호남에 실망을 준 일이 있다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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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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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온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의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의 원칙과 철학을 세우는 데 있어서 이런 정설과 다른 의견들이 당의 기본 정책이나 핵심 가치에 반영되는 일이 없도록 정확하게 선을 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까지는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는 것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조속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호남을 방문해서는 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정치인은 어떤 발언을 함에 있어서 본인의 내심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를 잘 헤아려서 신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당 안팎의 비판이 계속되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유감의 뜻을 표현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청년 공약을 발표하기 전에 "제 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게 결코 아니다"며 "각 분야에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단 뜻이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이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대장동 의혹으로 각종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야권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으로 중도 표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독재정권의 후예, 전두환 정권과 우리 당을 연결짓는 건 민주당의 오랜 공격 프레임"이라며 "여론의 향방이 중요한 시점에서 여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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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자택 앞에서 전두환심판국민행동 회원들의 전씨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의 항소심 5번째 재판이 이날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이번 재판에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조종사 4명의 증인 출석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이날 재판에 전씨는 불출석하며 항소심 선고기일에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혈액암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전씨는 지난달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2021.9.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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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전 총장은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사 쿠데타나 5·18 등 잘못한 게 많지만 전두환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호남분들 중에도 그런 분이 많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했지만 윤 전 총장은 사과하지 않고 자신의 진위가 잘못 전달됐다며 거듭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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