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재명 배임 놓고 "직원 건의 미채택은 자백" vs "고의성 증거 나와야"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과이익 환수하자는 직원 건의 미채택 발언 자체가 배임 자백"

"이익 약속 등 고의성 입증할만한 증거가 나와야 배임 성립"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초과이익환수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의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여야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 지사에 대한 배임죄 적용 가능성을 두고 거칠게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배임 혐의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사에 배임 혐의를 물을 수 있는지는 당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성남시장으로서 단순히 보고를 받은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관여해 시에 손실을 끼칠 의도가 있었는지를 검찰이 얼마나 규명하느냐에 달려있다.

현재까지는 이 지사가 당시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계획 관련 공문에 최소 10차례 서명했으며, 초과이익환수조항이 7시간만에 사업협약서에서 삭제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검찰이 초과이익환수조항 삭제 경위를 파악해 윗선 개입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이 지사는 배임 의혹을 차단하며 초과이익환수조항 문제에 선을 긋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20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초과이익 환수 기회를 차단해 4040억 원을 화천대유에 몰아준 것이 배임"이라고 추궁하자 "당시 예정 이익이 3600억 원이라 그 절반을 받았는데, 상대방 몫을 더 받자는 실무 의견을 안 받아들인 게 어떻게 배임이 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지사는 전날 국감이 정회하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초과이익 환수조항은 처음부터 없었으니 '삭제'할 수 없다"며 "초과이익 환수 추가의견을 미채택했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언론인 여러분은 팩트에 기반해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가 아니라 '초과이익환수 의견 미채택'으로 보도하고 기존 보도는 정정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법조계에선 이 지사가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과도한 이익배분을 바로 잡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한 결재서류나 관련 자료들이 확보될 경우에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대표적 치적으로 내세웠고 사업 추진 과정을 일일이 챙겼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형법상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로 규정한다. 특정경제법상 배임의 경우 가중처벌된다. 다만 배임죄 자체가 애매하고 범위가 넓다 보니 법원은 배임죄를 유독 깐깐하게 판단하고 있다. 기소되더라도 배임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무죄율이 높고 실형선고는 적다는 특징도 있다.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민간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인식했으면서도 당시 시장으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면 배임죄 적용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이 지사가 국감에서 스스로 초과이익환수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직원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은 업무상 배임을 자백한 것"이라며 "공모 '지침'은 문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이후 사정변경이 발생했거나 발생이 예상된다면 공모지침을 변경해 사업협약에 당연히 반영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를 넣지 않아 성남시가 초과이익을 배당받지 못하고 거액의 손해를 입었다면 그 자체로 배임"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이 지사에게 배임 혐의를 묻기는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배임죄 구성요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의성"이라며 "고의성 입증에 있어 이 지사가 초과이익을 환수하지 않음으로써 어떠한 이익을 약속받았는 지 등이 수사과정에서 나와야 배임죄를 물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어떠한 이익약속을 받거나 대가성이 있다면 배임수재에 뇌물죄까지 갈 수 있지만 초과이익환수조항이 빠졌다는 자체만 가지고 배임죄다 아니다를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며 "검찰이 수사에서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사적인 요소가 들어갔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지사는 당시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을 통한 '확정 이익 확보'를 중요하다고 봤고, 부동산 불경기로 이익 실현 규모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이익을 공익으로 환수한 모범사례라는 기존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가 환수한 개발이익은 5503억원으로 이는 성남시 2021년도 예산의 16%에 달할 정도로 큰 금액이며, 지자체가 이같은 개발이익을 확보한 사업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관계자 등 민간 사업자들에게서 이익의 일부를 받기로 약속한 정황이 드러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배임 혐의를 적시한 검찰이 이 지사에게도 배임 혐의를 적용하려면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했다는 증거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과정에 이 지사가 공모하는 등 적극 개입했는지 단순히 보고만 받은 것인지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 이뤄져야 배임혐의를 판단할 수 있다"며 "통상 경영행위에서 사업상 판단이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배임은 혐의 입증이 어려운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이 지사 측이나 관련된 제3자가 이익을 봤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seeit@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