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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HI★초점] 하이브, 집안싸움 아닌 '시너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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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공격적인 레이블 확장으로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보한 하이브가 이번에는 영리한 전략으로 글로벌 K팝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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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레이블 확장으로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보한 하이브가 이번에는 영리한 전략으로 글로벌 K팝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쏘스뮤직·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KOZ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합병하고 CJ ENM과 빅히트의 합작법인인 빌리프랩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산하 레이블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이른바 '하이브 레이블즈' 구축에 따라 하이브는 세븐틴 뉴이스트 엔하이픈 등 굵직한 소속 아티스트들을 품게 됐다. 그간 하이브의 오랜 약점으로 꼽혀왔던 아티스트 부족 문제가 해결되면서, 이들은 단숨에 K팝 신에서 주목 받는 대형 아이돌 기획사로 발돋움했다.

이후 시선은 하이브가 소속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쏠렸다. 이미 국내 뿐 아니라 빌보드 등 유수의 해외 음악 차트들을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가파른 성장세 속 글로벌 대세로 자리매김한 세븐틴, 4세대 대표 아이돌로 활약 중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 등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포진한 만큼 영리한 전략으로 이들의 시너지를 창출, K팝 신에서 하이브의 입지를 굳혀야 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택한 전략은 소속 아티스트들의 유기적인 컴백 일정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었다. 일반적으로 대형 소속사들이 소속 아티스트들의 컴백 일정 사이 충분한 텀을 두는 것과 달리, 비슷한 시기 공격적인 앨범 발매를 통해 K팝 신의 트렌드를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말 방탄소년단이 'Dynamite'를 발매하고 글로벌 음악 시장에 레트로 디스코 열풍을 일으킨 뒤 10월 세븐틴이 디스코 풍 레트로 콘셉트 곡이었던 'HOME;RUN'으로 컴백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당시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이었던 여자친구까지 디스코 장르, 레트로 콘셉트로 잇따라 컴백을 알리며 K팝 신의 '디스코 신드롬'을 굳혔다.

올해 4월 뉴이스트 정규 2집 컴백을 시작으로 같은 달 엔하이픈, 5월 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 6월 세븐틴, 7월 방탄소년단 등 약 5개월 간 숨가쁘게 이어진 소속 아티스트들의 컴백 일정 역시 눈여겨 볼만 한 전략이다. 이같은 컴백 릴레이는 K팝 신에서 하이브 레이블즈의 입지를 확장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각 그룹이 K팝 신에서 굵직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칫 '집안 싸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각 팀들이 고유의 세계관과 매력으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덕분에 하이브의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공격적인 소속 아티스트의 컴백이 글로벌 K팝 시장 속 하이브 레이블즈의 존재감을 입증함과 동시에 레이블을 아우르는 팬덤 구축까지 이끈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컴백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엔하이픈의 발언에서도 이같은 전략에 대한 하이브의 태도가 엿보인다. 당시 엔하이픈은 데뷔 1년 선배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의 비교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같은 레이블이자 식구"라며 "친하기도 하고 배울 점도 많다.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활동이 겹치게 된다면 경쟁하기 보단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엔하이픈의 말처럼, 지금 하이브는 소속 아티스트간의 경쟁 대신 '공생'에서 오는 시너지를 통한 K팝 시장 점령을 노리고 있다. 질주하는 이들의 행보에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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