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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유가 급등에 생산자물가 7.5% 올라…10년 4개월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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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9월 생산자물가 지수 발표

석 달째 7%대 상승…지수 6개월 연속 최고

공산품, 약 13년 만에 최고…유가 추가 상승에 고공행진

'농산물 공급과잉'에 15.1% 급락…1987년 1월 이후 최저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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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가 1년 전보다 7.5% 오르는 등 10년 4개월 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 자체도 6개월 연속 최고를 경신했다. 이달엔 국제유가가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까지 올라 오면서 빠르게 상승한 만큼 생산자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물가 급등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달걀값 폭등 등으로 밥상물가를 높였던 농산물은 15% 이상 급락, 1987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공급 과잉’이 나타나고 있어 그나마 물가를 하향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급등에 공산품 물가 올라…농산물, 35년래 최대폭 하락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5% 올라 2011년 5월(7.5%) 이후 10년 4개월래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석 달째 7% 상승률이자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수도 111.13으로 6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연신 경신하고 있다. 그나마 전월비로는 0.2% 올라 작년 11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최근의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추이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단 판단이다. 전월비 물가상승률 역시 11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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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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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공산품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공산품은 전월비 0.3%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2.1%, 화학제품은 0.4% 상승했다. 화학제품은 1년 4개월째 상승세다. 공산품은 전년동월비로 13.2% 올라 2008년 10월(16.1%) 이후 12년 11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차 금속제품이 1년 전 대비 31.7% 올라 석 달 연속 3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석탄 및 석유제품은 59.2%로 넉 달째 5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5월 77.2%를 기록한 것에 비해선 상승세가 둔화됐으나 10월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오일쇼크 당시엔 석탄 및 석유제품이 전년동월비로 100% 넘게 오르기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당시보다는 낫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전월비 2.0% 올라 2009년 7월(3.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비로도 3.2%나 상승했다. 전기료 인상 등의 조치로 풀이된다. 서비스물가는 운송서비스를 중심으로 전월비 보합을 기록한 반면 전년동월로는 2.4% 상승했다.

농산물은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림수산품은 전월비 0.8% 하락, 5월(-1.2%) 이후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동월비로도 2.7% 하락, 2019년 10월(-3.0%) 이후 1년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농산물은 1년 전 대비 무려 15.1% 하락해 1987년 1월(-15.7%) 이후 3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월비로도 2.0%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배, 사과 등 제수용품이 명절 이후에 수요가 줄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가격 상승을 되돌린 부분이 있고 저온성 작물인 시금치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작황 개선에 가격이 떨어졌다”며 “쌀도 정부가 비축물량을 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산물은) 쇠고기, 돼지고기는 올랐으나 달걀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총산출물가지수 10.4%, 역대 최고 상승률

국내에 출하되거나 수입되는 상품,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동월비 11.4% 올랐다.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2008년 12월(11.5%)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원재료는 45.3% 올라 석 달째 40%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간재는 12.4% 상승했다. 2008년 12월(15.1%) 이후 최고치다. 최종재는 원재료, 중간재 오른 만큼은 아니지만 2.7%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출하 및 수출 등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비 0.5%, 전년동월비 10.4% 상승했다.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국내출하는 7.5% 상승했고 수출은 20.5%나 급등했다. 수출 부문 상승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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