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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광풍에도 미달나는 다자녀특공… 빗발치는 제도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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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필두로 전국적인 청약 광풍이 몰아쳐도 다자녀 특별공급엔 아무도 지원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경우가 두루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녀 특별공급이란 미성년자 자녀가 셋 이상인 무주택자를 위한 제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 9억원 미만 주택만 다자녀 특별공급이 가능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주택 유형만 공급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비즈

경기도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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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다자녀가구 유형에 배정한 특별공급 주택은 총 1만9926가구였고 이 중 당첨자는 5973명에 불과했다. 전체 배정 물량의 30%만 다자녀 특별공급으로 주택 공급을 받았다는 뜻이다.

지난 4월 한화건설이 경기 안산시에 분양한 ‘포레나 안산 고잔’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9.34대 1. 하지만 전용면적 59㎡B타입으로 나온 다자녀 특별공급 7가구엔 청약 건수가 0명이였다.

지난 8월 사전 청약을 받은 3기 신도시 남양주 진접2지구의 경우도 같다.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으로 전용면적 51㎡짜리 주택이 32가구가 나왔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같은 달 분양한 화성 ‘힐스테이트 봉담프라이드시티’에서도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14개 평형에서 경쟁률이 미달됐다. 그 중 5개 유형에서는 아예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경쟁률이 낮은 경우엔 대부분 평형이 작았다.

하지만 전용면적 84㎡짜리 ‘국민평형’만 되어도 상황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계양 신도시의 사전청약 결과에 따르면 다자녀 특별공급으로 나온 전용면적 84㎡의 청약 당첨가점은 100점 만점에 85점에 이르렀다. 이는 가구에 미성년자가 3명 이상(30점)이고 이 중 영유아 자녀가 3명 이상(15점)인 데다가 해당 지자체 거주기간이 10년 이상(15점), 청약 통장 가입기간이 10년 이상(5점), 무주택기간이 10년 이상(20점)일 때 달성할 수 있는 점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다자녀 특별공급의 경쟁률 편차를 두고 현재 제도를 일부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실적으로 공급 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자녀 가구의 경우 자녀가 셋 이상일 때 지원이 가능해, 일반적인 경우 최소 5인 가구를 기준으로 한다. 5인 이상일 경우 넓은 거주 공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다자녀 특별공급은 주로 전용면적 59㎡ 이하로 공급돼 실수요자들의 호응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 분양한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의 경우 다자녀 특별공급으로 나온 물량이 전용 ▲24㎡ ▲28㎡ ▲29㎡ ▲42㎡ 등이었다.

쌍둥이 자녀까지 포함해 아이 셋을 둔 무주택자 임모(42)씨는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는 전매제한이 최고 10년까지 있어 아이가 클 때까지 거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작은 평수는 지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처럼 좁은 평형의 다자녀 특공 물량이 나오는 것은 다자녀 특공 관련 규제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은 서울 등 수도권에선 다자녀 특공이 좁은 주택형 위주로 공급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특별공급이 주택 유형별로 일정 비율을 배정하는 방식이라 다자녀 특공에 소형 주택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배점 기준도 손질이 필요하단 의견이 많다. 현행 미성년 자녀 5명 이상이 최고 40점으로 그중 만 6세 미만 자녀 3명 이상의 경우 최고 15점이다.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영유아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이가 자랄수록 점점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비합리적이란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특공은 제도 취지상 복지 차원의 고려가 있지만, 다자녀 특공의 경우 청약까지 감수해야 할 삶의 조건 악화가 특히 우려된다”면서 “소형 주택의 경우 청약 당첨 후에도 이 문제가 더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개선의 움직임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실 관계자는 “국토부의 최저주거기준을 개정해 5인 이상의 경우 전용면적 84㎡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입법하려는 주거기본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주택 평형만 키우는 것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자녀 특공 평형이 넓어지면 분양가도 그만큼 오를 것이기 때문에 일부 부유층 다자녀 가구가 아니라면 오히려 청약 장벽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연구원도 “다자녀 가구의 경우 가점이 높아 특공이 아니어도 일반 분양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어 입법을 통해 다자녀 특공의 평형을 넓히는 게 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양한 방면으로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미성년 자녀에게 한정돼 첫 자녀가 성년이 되는 경우 다자녀 특공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쨌든 세 명을 낳아 기른 것은 제도 취지와도 부합한다는 면에서 기준을 완화해주거나 다자녀 전용 대출 상품을 허용해주는 것을 대표적인 개선책으로 꼽았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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