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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아이 뛰어 죄송해요" 편지에…아래층 할아버지 '따뜻한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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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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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아래층에 사는 이웃 할아버지께 감사하다며 보낸 편지와 감./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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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에겐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 뛰는 소리가 시끄러웠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아래층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낸 엄마가 며칠 뒤 따뜻한 답장과 함께 빵을 선물 받았다는 사연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기분 좋아 살짝 올려봐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친정에서 첫 감을 수확했다"며 "평소 아이가 쿵쾅거리거나 주말마다 아이 친구들이 와도 한 번도 화내신 적 없는 아래층 할아버지께 올해도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아이 얼굴도 보여드릴 겸 직접 쓴 편지와 수확한 감을 들고 아래층에 찾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래층 할아버지는 집을 비운 상태였고, 인사를 나누지 못한 채 손편지와 감을 집 앞에 놓아둔 뒤 돌아왔다.

A씨는 편지에서 할아버지가 얼마 전 선물해준 단밤에 대해 고맙다는 내용과 함께 "아이가 한동안 아파 병원에 있다가 퇴원한 뒤 주말마다 친구들이 놀러와 시끄럽게 하는데도 2년간 한 번도 올라오지 않으셨다"며 "오히려 '애들은 다 그런 거 아니겠냐'는 인자한 말씀에 감동 받았다"고 마음을 담았다.

이어 "좋은 주민분들을 만나 아이가 씩씩하고 바르게 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올해 첫 수확한 감이다. 맛있게 드셔달라"고 적었다.

이후 며칠 뒤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온 A씨는 문 앞에 놓여 있는 선물을 발견하고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아래층에 사는 할아버지가 답례로 빵과 편지를 두고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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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아래층에 사는 이웃 할아버지로부터 받았다는 편지와 빵./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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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쓴 편지에는 "매번 감사하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에게는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다"며 "걱정하지 마시라"고 적혀 있었다. 편지와 함께 있던 봉투에는 샌드위치, 소시지 빵, 앙버터와 같은 빵들도 한가득이었다.

당시 심경에 대해 A씨는 "빵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가득 들어있었다"며 "할아버지께서 엄청 신경쓰고 고민해 골라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찡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이웃 주민들 잘 만난 것 같다"며 "평소에도 이웃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들이 아이 인사 받아주고 안부도 물어봐주시고, 먹을 것도 서로 나눠 먹고 해서 '여기는 아직 삭막하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좋은 이웃을 만나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오랜만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식이다", "글쓴이도 아래층 어르신도 너무 멋진 분들", "이웃에게 참아줘서 감사하다고 하기보단 좀 더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게 이웃간 정인데 요즘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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