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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평일 대낮 2만7000명 집결… 2시간 도심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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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시민불편 무시하고 집회 강행

경찰이 곳곳에 차벽 세우자 시위대,

경찰청 앞마당 격인 서대문으로 옮겨 기습 집회

다닥다닥 붙어앉아 구호·함성

민노총 “경찰 때문에 벌어진 일”

조선일보

20일 오후 민노총 조합원 2만7000여 명이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 기습적으로 모여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 집회를 벌이고 있다. 경찰이 민노총 집결을 차단하겠다며 서울 도심에 차벽을 세웠지만, 노조원들의 게릴라 집회를 막지 못했다. 민노총은 코로나 방역 체계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각계 비판에도 전국 각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무시하고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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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체계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정부, 각계의 비판과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민노총이 20일 오후 서울 도심을 비롯한 광주⋅부산 등 전국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집회 장소를 사전 공개하지 않은 민노총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서대문역 일대를 집결 장소로 ‘기습 공지’했다. 서대문역은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 청사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이다. 도심 곳곳에 흩어져 있던 조합원 2만7000명(민노총 추산)은 순식간에 서대문역 사거리에 집결했다. 광화문 일대와 청와대 진입 경로에 대규모 차벽(車壁)을 쳤던 경찰은 민노총의 게릴라 집회를 막는 데 실패했다.

서대문역은 경복궁역⋅광화문역 등 경찰이 집회 차단을 위해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실시한 6개 역사에도 포함되지 않았고, 차벽도 설치되지 않은 곳이다. 광화문 인근에 있던 경찰관들도 뒤따라 서대문역 사거리로 향했다. 평일 대낮에 3만명 가까운 조합원이 한꺼번에 도로를 점거하면서 인근 교통이 마비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도 전국 171개 부대, 약 1만2000명의 경찰관을 동원하고 곳곳에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세워 맞대응하면서 시민들은 이날 출근길부터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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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20일 서울 서대문역 네거리에 기습 집결해 도로를 점거한 채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조활동 권리 쟁취'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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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조합원들은 오후 2시가 넘자 서대문역 사거리 대로변에 앉기 시작했다. 이후 주변 도로는 마비됐다. 이동 중이던 차량이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서대문역 사거리 버스 전용 차로에는 승객들이 모두 내린 버스 10여 대가 주차된 듯 서 있었다.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한 경기대로 가고 있었다는 배달 기사 정모(69)씨는 “서대문역 사거리 앞에서 갇혀 30분 동안 옴짝달싹도 못 했다”며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배달까지 못 하게 하면 어쩌느냐”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에 들렀다가 홍은동 집으로 가고 있었다는 배모(여·74)씨는 “버스가 가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내렸다”며 “이리 가도 막히고 저리 가도 막히고, 집에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서 1시간째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통행이 가로막히자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고,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며 민노총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거리 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 현장 곳곳에 ‘2미터 거리 두기 철저히 지키기’라는 글이 쓰인 방역 지침 입간판이 있었지만, 민노총 조합원 상당수는 다닥다닥 붙어 앉아 함성을 지르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 조합원은 금연 지역인 서대문역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경찰은 계속해서 “여러분은 금지된 집회를 개최 중이다. 모두 처벌될 수 있고 연행될 수 있다”고 경고 방송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 마이크를 잡은 한 민노총 연사는 “경찰이 물러서지 않아 우리가 좁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노총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양경수 위원장의 옥중 서신을 읽는 등 집회를 이어간 끝에 오후 4시 20분쯤 해산했다. 부상자나 연행자는 없었다.

민노총은 이날 서울뿐 아니라 부산⋅창원⋅천안⋅춘천 등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창원시청 광장에서는 경남 지역 민노총 조합원 2800명이 모였고, 대구 중구 대봉동 더불어민주당 대구시 당사 앞에는 3000여 명이 몰렸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67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해 이번 민노총의 불법 집회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장시간 불법집회를 강행한 집회 주최자는 물론 불법행위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해 예외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학생 단체(신전대협)와 자영업자 단체(자영업연대)는 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사 사옥 앞에서 ‘전국민폐노동조합총연맹’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민노총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민노총 지도부 등을 감염병 예방법,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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