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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환원제철 승부수 던진 포스코 ‘하이렉스’ 기술로 탄소 배출 ‘제로’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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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맏형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신기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탄소 배출 제로(0)’ 실현에 나선다는 포부다.

매경이코노미

포스코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내세우면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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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포럼 개최

▷우군 확보해 수소 기술 키우기로

포스코는 지난 10월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 2021’을 열었다. 세계 최초 수소환원제철 행사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 글로벌 철강사, 세계철강협회 관계자 등 48개국, 1200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수소환원제철 개념부터 들여다보자. 용광로에 석탄을 가열해 만든 일산화탄소로 쇳물을 생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 발생해 탄소 배출이 없다.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지만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하이렉스(HyREX)’ 기술로 수소환원제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공법은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 유동로 기술을 기반으로 가루 형태의 분광과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현재 파이넥스는 석탄 75%에 수소 2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데 포스코는 향후 수소 비율을 높여 하이렉스 기술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하이렉스 기술의 기반이 된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1992년부터 5000억원 이상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해 2007년 상용화한 기술이다. 기존 고로 공법이 용광로 안에서 환원(산소 제거)과 용융(액화)이 동시에 이뤄졌다면 파이넥스는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를 분리한 것이 핵심이다. 가루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철광석이나 석탄을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 처리 과정이 불필요하다.

포스코는 일단 이 기술을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내놓는다. 추가로 개발해야 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전 세계 철강사와 역할을 분담한 뒤 결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한다는 포부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파이넥스 유동로 가동 경험을 보유한 만큼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그린수소를 이용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일컫는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출 기술을 앞세운 것은 글로벌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 감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철강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약 19억t 탄소를 배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다른 산업보다 탄소 배출 감축 필요성이 큰 만큼 철강업체마다 친환경 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유럽, 중국 등 경쟁국들도 친환경 기술에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펠릿(철광석을 구슬 형태로 만든 원료)과 단일 환원로를 사용하는 ‘샤프트(Shaft)’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일례로 스웨덴 철강사 SSAB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난해 8월부터 시험 공장을 운영 중이다. SSAB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샤프트 환원로 기반으로 펠릿과 수소를 투입해 생산한다.

하지만 포스코는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효율성, 경제성 면에서 샤프트 방식보다 앞선다고 본다. 샤프트 방식은 펠릿이 많이 들어가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수소 흡열 과정에서 열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원로 안에서 철광석과 수소가 균질하게 접촉하기 어려운 만큼 유동환원로 기반 하이렉스 기술 경쟁력이 더 높다는 것이 포스코 주장이다. 김학동 포스코 철강부문장(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상용화할 수 있는 규모가 되면 샤프트와 하이렉스 중 어느 쪽 생산 방식이 더 효율적인지 나타날 것이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는 전기로까지 연결해 제강하는 기술을 얼마나 빨리 개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독자 개발에 나설 경우 R&D 비용이 급증하고 위험 부담도 큰 만큼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함께할 우군을 확보한다는 것이 포스코 전략이다.

비용 부담도 만만찮다. 포스코의 ‘2050 탄소중립 선언·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이 기존 용광로를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유동환원로, 전기로로 교체하는 비용으로 68조50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설비 투자 29조원, 기존 설비 매몰 비용 36조원, R&D 비용 3조5000억원 등이다. 현재 고로는 포스코가 9기, 현대제철이 3기를 가동 중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은 2030년까지 100만t급 수소환원제철 설비 개발을 마치고, 2050년까지 탄소 기반 제철 설비를 모두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전환할 계획이다.

때마침 정부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6조7000억원을 들여 산업계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8000억원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관련 설비 구축 등에 쓰일 예정이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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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회복세

▷3분기 영업이익 3조 넘어

포스코 입장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키우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자금은 넉넉하다. 올 6월 말 연결 기준 포스코 유동자산은 40조원이 넘는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6100억원, 영업이익 3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연결 기준 분기 실적을 공개한 2006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앞서 2분기에도 2조2014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불과 1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9000억원가량 늘린 셈이다.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산업 철강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덕분에 올해 사상 첫 영업이익 8조원 고지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다만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다. 글로벌 경기가 꺾이고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 언제든 실적이 악화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친환경 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단기간에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수소환원제철 기술 투자, 수소 구입 비용으로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 현재 그린수소가 1㎏당 1만3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소환원로 가동을 위한 수소 구입비만 연간 6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석탄에 비해 수소 생산단가가 비싼 만큼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도입하면 당장 제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친환경 기술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얼마나 원가를 낮추고 경제성을 높이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귀띔했다.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철강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포스코의 탄소중립 선언은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 등 수소 기술 개발뿐 아니라 그린수소를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 비용이 저렴한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는 등 그린수소를 경제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지식기반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 설명이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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