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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자꾸 이러면 총기를”… 경찰, 가상현실서 주취자 제압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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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국제치안산업박람회

국내 치안산업 관련 기업·기관 105개사 참여

세계일보

2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실감형 가상현실(VR) 교육 훈련장비’가 공개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아니? 민간인한테 이래도 되는거야?”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한 시연자의 눈앞에서 술에 취해 병을 들고 위협하는 남성이 이렇게 소리쳤다. VR 프로그램 속 경찰이 주취자 난동 현장에 출동해 “계속 난동을 피우면 물리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를 한 터였다. 얼마 안 가 주취자가 “그래, 같이 죽자”며 위협을 하는 순간, 시연자의 눈앞에 ‘행위자의 난동 수준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세요’라는 지시문이 나타났다. 그 아래로 ‘행위 중단 설득’, ‘행위 중단 경고’, ‘무기 사용 고지’, ‘총기 사용 고지’ 등 선택지가 제시됐다. 시연자가 손을 뻗어 ‘총기 사용 고지’를 고르자, 프로그램 속 경찰이 “자꾸 이러시면 총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는 2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제3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한 민간기업이 선보인 ‘이동식 VR 훈련 시스템’ 시연 모습이다. 이 프로그램은 가방 크기의 장치로 작동이 가능해, 언제 어디서나 경찰관이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업체 설명이었다.

업체 관계자는 “관련 기기가 가방 안에 다 들어가니깐 경찰관들이 따로 훈련 장소로 이동할 필요 없이 각 파출소·지구대로 찾아가 훈련 여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대면 교육·훈련이 어려운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기라는 것이다. 실제 경찰은 이 기기 6기를 시범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청·인천광역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마스타자동차관리, 과학치안진흥센터 등 국내 치안산업 관련 기업·기관 105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기관은 경찰기동·개인장비, 드론, 범죄예방장비, 교통장비 등 최첨단 기술·기기를 선보였다.

한양대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신고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LTE 신호기반 요구조자 정밀위치측정 기술개발사업’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재는 휴대전화 기지국 기준으로 추적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대상자를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현장경찰관이 단말기로 추적 대상자 휴대전화에서 발신하는 신호를 직접 수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단말기가 금속탐지기와 같은 역할을 해 대상자 휴대전화에 가까이 갈수록 신호를 주는 방식”이라며 “2019년부터 시작한 연구로 내년 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이 기관이 개발한 기기를 쓰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라 관련 법제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치안산업박람회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참관객 안전을 위해 백신 1차 접종이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완료자를 대상으로 전시회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미접종자의 경우 코로나 진단키트를 활용해 자가검사 진행 후 입장이 가능하다.

인천=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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