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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최동원 ‘탈삼진 223개’ 넘보는 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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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가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에 2개 차이로 근접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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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220탈삼진 고지를 넘은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두산 베어스)가 고(故) 최동원의 기록에 도전한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에 근접했다.

미란다는 지난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에서 7이닝 동안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4승(5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2.29로 낮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 탈삼진 부문이 더 눈에 띈다. 이날까지 미란다의 시즌 탈삼진은 221개. 이 부문 2위 라이언 카펜터(한화 이글스)보다 52개 앞섰다.

미란다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는 것이 그 동력이다. 다승 선두 데이비드 뷰캐넌(16승)과 차이가 벌어졌지만, 선수 성적을 종합 평가하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는 6.71로 뷰캐넌(4.94)은 물론 타자인 이정후(6.25·키움 히어로즈), 홍창기(6.10·LG 트윈스) 등을 제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란다의 압도적 힘을 보여주는 지표는 더 있다. 19일 삼진 10개를 뽑아내면서 그는 올 시즌 8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1991년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1996년 주형광(롯데 자이언츠),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등 3명만 달성해본 기록이다. 마란다의 9이닝당 탈삼진 11.75개는 1996년 한화 마무리 투수 구대성에 이어 역대 2위. 불펜이 아닌 전업 선발 투수로 11개를 넘긴 건 KBO리그 역사상 미란다가 유일하다. 상대 타자 수와 비례해 계산한 탈삼진 비율도 32.2%로 1989년 선동열의 커리어 하이(32%)를 넘어서 역대 선발 투수 1위를 기록 중이다.

한 시즌에 삼진 220개를 잡은 투수는 25년 만에 나왔다. KBO리그 역사상 220탈삼진은 1983년 장명부(삼미 수퍼스타즈), 1984년 최동원(롯데 자이언츠), 1996년 주형광뿐이었다. 단일 시즌 탈삼진 역대 1위 최동원의 223개도 2개 차이로 추격했다.

시즌 전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해 대만 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에 그쳤던 미란다는 연봉 55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9억4000만원)에 두산과 계약했다. 썩 좋은 조건이 아니었고, 시즌 초 적응기도 필요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는 특급 에이스였다. 5월 26일 한화전 이후 19일 삼성전까지 19경기 평균자책점은 1.85, 탈삼진이 166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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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KBO리그 단일 시즌 탈삼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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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는 150㎞ 강속구와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피안타율 0.176), 포크볼(피안타율 0.135)을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포심 패스트볼을 높이 던진 다음 유인구를 떨어뜨리면 타자가 알고도 당하기에 십상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보통 투수들이 포크볼과 체인지업 중 하나만 던지는데 미란다는 다 던진다. 빠른 공으로 변화구를 살리고, 변화구로 빠른 공을 살리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란다의 탈삼진 기록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27차례 선발 등판한 그에게는 한두 번의 등판이 남아있다. 순위 싸움과 와일드카드 등판 여부에 따라 두 경기에 다 나갈 수도, 한 경기만 던질 수도 있다.

잔여 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탈삼진 10개 이상 잡는다면,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9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다. 한 번만 등판해도 탈삼진 신기록 수립이 유력하다. 경기당 평균 8.19개의 삼진을 잡는 그는 KBO리그 최초의 230탈삼진, 240탈삼진도 노려볼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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