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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런 비극 다시 없어야"…고 이예람 중사 시민분향소에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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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제한 조건 국방부 정문 앞 설치…일반 시민·정치인 등 조문 이어져

"딸 생각난다" 어머니 오열…"군 수뇌부·부실수사 관련자 처벌 안받아"

뉴스1

국방부 앞에 마련된 고(故) 이예람 중사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이중사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슬픔에 잠겨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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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국민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군의 확실한 변화를 촉구합니다."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시민분향소가 마련됐다. 조문객들은 저마다 고인을 추모하면서 포스트잇에 글을 남겼다.

군인권센터는 "수사 결과가 7일 발표됐으나 군 수뇌부는 물론 부실 수사 관련자 중 누구 하나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며 "유가족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설치를 희망하고 있으나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우선 국방부에 분노를 전하고 함께 추모할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시민분향소는 이날 오후 6시에 열려 오후 9시까지 단 하루 운영된다. 군인권센터는 당초 분향소 설치를 위해 경찰에 집회신고를 했다가 서울시로부터 금지통고를 받았는데 이후 금지통고처분 취소소송을 내 법원으로부터 참여인원 제한 등을 조건으로 분향소 설치를 허가받았다.

법원이 제시한 조건은 분향소 설치 집회 참석자는 주최자 포함 49명 이내로 제한하고 질서유지선 등으로 통행로를 확보해야 하며 참석자용 의자나 좌석은 2m 이상 간격을 두도록 하는 것이다. 참석자 명부는 2개월간 보관해야 하고 주최자와 참석자는 집회신고 장소를 벗어나 행진해서도 안된다.

이날 분향소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에서 왔다는 40대 여성 A씨는 "부실 수사로 2차 가해까지 받다가 떠나간 이 중사를 생각하면 참담해진다"고 말했다.

유족은 이 중사의 얼굴을 담은 사진을 목에 걸고 조문객을 맞았다.

조문객에게 "우리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어요"라고 말하던 이 중사의 어머니는 딸과 비슷한 나이의 젊은 여성이 오자 "우리 딸이 생각난다"며 오열했다. "열심히 살았던 우리 딸, 억울하게 죽은 우리 딸 기억해주세요, 잊지 마세요"라고 조문객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정치인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정의당의 여영국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를 필두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의 김용민 최고위원과 김영배·한준호 의원 등이 분향소를 찾았다.

안 대표는 "자식 잃은 슬픔을 다 헤아릴 수 없다"며 "이 중사님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무책임한 지휘관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성폭력뿐 아니고 폭력 등으로 의문사한 장병들을 위해 소급 배상이 가능한 징벌적 배상제도를 만들어달라"며 "가해자는 물론 지휘자와 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임관 상급자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신고한 뒤 장 중사 및 다른 상관으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고 전출 부대 내 신상유포 등 2차 가해에 시달리다 5월21일 극단 선택을 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8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가해자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치상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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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국방부 앞에 설치된 고(故) 이예람 중사 추모 시민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줄 서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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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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