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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마스크 벗고 축배 든 英, 너무 성급했나…다시 확진자 4만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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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선언한 영국서 코로나19 재확산

마스크 미착용·예방효과 떨어지는 AZ 접종

이데일리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영국 런던의 지하철에서 20일 승객 일부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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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에서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일찍 방역 규제를 완화한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으며, 40대 이상 영국인들이 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델타 변이 예방에 취약하다는 점이 영국 내 감염 확산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영국이 너무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고 축배를 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英, 6일 연속 하루 4만명 확진

1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8703명을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14일부터 6일 연속으로 하루 확진자가 4만명대씩 나오고 있다. 백신을 접종하기 이전인 올해 초에는 6만명 넘게 확진자가 나온 바 있다.

인구가 6800만명인 영국의 일일 확진자수 주간 평균은 4만4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8일 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환자는 223명으로 지난 3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영국이 자랑하는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 치료를 대기 중인 환자 수는 57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이 코로나19 소굴 된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 급등 이유로는 마스크 미착용이 꼽힌다. 영국인들은 독일이나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여타 유럽 국가들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영국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어서다. 마스크의 감염 차단 효과가 명백한 상황에서 마스크 쓰기 완화 조치가 최근 재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다른 서유럽 국가들보다 규제를 빨리 풀었다는 점도 감염 급증 이유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지난 여름부터 나이트클럽에 가고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 출입할 수 있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백신 여권을 도입하는 와중에도 영국은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또한 임페리얼칼리지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다른 유럽인들보다 대중교통을 더 자주 이용했으며 외출을 피하는 경향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중증으로 번지는 것을 막음으로써 사망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접종 뒤 5~6개월이 지나면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입증되고 있다.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이 오히려 영국에는 독이 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40대 이상 대다수가 AZ 백신을 주로 맞은 것도 감염 재확산의 주요 요인이다. 백신 접종 초기에 영국은 자국 회사가 개발한 AZ 백신을 주로 접종했지만,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는 늘었지만, 백신 접종이 중증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영국에서는 올 7월과 10월 사이 300만명이 감염돼 7만9000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백신 보급 이전인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는 270만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18만5000명 넘게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한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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