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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전자 내려앉을 때… 삼성그룹펀드엔 1600억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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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한 종목 대신 분산투자
조정장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호텔신라 등 경기재개주 포함
하방 압력 방어효과까지 기대
코스피 9% 떨어질때 ‘-1%’ 선방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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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반 만에 10% 넘게 빠진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무색하게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비슷한 기간 16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삼성전자 주가 전망이 어두운 탓에 개별 종목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분산 투자'를 노리고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펀드가 호텔신라 등 경기 재개(리오프닝) 수혜주까지 포함하고 있어 수익률 하방 압력을 방어하는 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23개 삼성그룹펀드에 최근 한달 새 1649억원이 들어왔다. LG그룹, 현대차그룹 펀드 등이 포함된 기타그룹펀드에 같은 기간 유입된 금액(118억원)의 14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 1주일 만에 788억원이 추가되며 한껏 몸집을 불렸다.

이 같은 펀드 선호는 최근 증시 자체가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기본적으로 종목을 고루 담아 분산 효과를 지닌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12일 6만9000원으로 주저앉으며 지난해 12월 3일(6만9700원) 이후 11개월 만에 재차 '6만전자'라는 오명을 썼다. 이날 종가는 9월초(7만6800원)대비 10% 넘게 빠진 수준이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9% 넘게 떨어졌다.

김효찬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은 "최근 개별 주식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증시 전망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개인 입장에서 정교한 분석과 전략 수립은 더 어려워지고 리스크 관리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며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내 삼성SDI, 삼성화재 등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수요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그룹펀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가 10% 가까이 떨어진 최근 약 한달 간 '한국투자재형삼성그룹펀드' 수익률은 1.72%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고, 'IBK재형삼성그룹펀드' 역시 마이너스(-) 1.76% 수익률도 하방 압력을 견뎌냈다.

펀드들의 분산 효과도 뚜렷했다. 최근 1개월 사이 38억원이 들어온 '우리삼성그룹펀드'의 경우 삼성전자(21.54%) 다음으로 호텔신라(9.81%), 삼성SDI(9.31%), 제일기획(7.55%)을 편입시키고 있다. 같은 기간 11억원을 끌어 모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 역시 삼성전자(22.00%) 이외 삼성SDI(11.18%), 삼성바이오로직스(9.85%)를 담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중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펀드'는 제일기획(7.29%), 호텔신라(6.99%), 삼성SDI(6.82%)에 투자하며, 삼성전자는 상위 10개 종목 명단에 올라있지 않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 전환 시 호텔신라의 영업 환경은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2년에는 관광객 매출 및 해외 면세점 매출이 개선되고, 국내 호텔의 투숙 회복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경우 자동차전지 미국 시장 진출이 임박했고, 원형전지 호황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조정장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점도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효찬 차장은 "삼성그룹은 장기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유효하기 때문에 최근의 단기 주가 급락이 되레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빠지다보니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는 부담스럽지만, 삼성그룹 실적이 좋고 브랜드 신뢰도가 탄탄하다보니 향후 주가 회복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모습"이라며 "주가가 빠지는 현재를 오히려 들어갈 시점으로 판단한 영향도 있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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