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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장동국감] 이재명 "초과이익 환수 삭제 아니다" 해명했지만…"배임 자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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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판교 대장동 개발이익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은 것이 '업무상 배임 자백'이라는 지적이 나와서다.

또한 여당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특혜'를 받은 것은 과거 국민의힘이 택지개발촉진법과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는 인과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끼워 맞추기식'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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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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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과이익 환수, 공모 없었다" vs "스스로 업무상 배임 자백"

20일 국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판교 대장동 개발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은 '삭제'된 게 아니라 직원의 추가 건의를 과장 선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간사업자와 계약 당시 '확정이익'을 받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초과이익 환수 요구는 애초 공모지침과 어긋났다는 이유에서다.

대장동 개발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없었던 탓에 개발이익의 막대한 부분을 민간이 갖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조항은 원래 포함돼 있었으나 결재 과정 일곱 시간 만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것이 특혜라고 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성남시에 110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를 받았다. 이 지사의 뜻에 따라 환수 조항이 빠졌다면 이 지사 역시 배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이 지사의 배임죄가 성립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성남의 뜰과 사업협약을 체결할 때 배임죄 소지를 없애려 했다면 예상되는 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그 분배 및 귀속이 성남시에 불이익이 없도록 협약에 명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 국감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직원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은 스스로 업무상 배임을 자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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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사진=김종민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2021.10.20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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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모 '지침'은 문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이후 사정변경이 발생했거나 발생이 예상된다면 공모지침을 변경해 사업협약에 당연히 반영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넣지 않아 성남시가 초과이익을 배당받지 못하고 거액의 손해를 입었다면 그 자체로 배임"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과정에 이 지사가 적극 개입했음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가 성남시에 피해를 주고 화천대유 측에 이익을 줄 것이란 점을 이 지사가 인식했는지 입증해야 하는데, 그런 고의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화천대유 특혜, 택촉법·분상제 폐지 때문" vs "끼워맞추기"

또한 화천대유가 '특혜'를 받은 것이 국민의힘의 택지개발촉진법·분양가상한제 폐지 때문이라는 여당 측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화천대유에 특혜 폭탄을 제공했다"며 그 4가지 근거로 ▲민간개발업자에 택지 우선 공급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추진 ▲분양가상한제 폐지 ▲개발부담금 인하를 제시했다.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르면 공기업과 민간이 합작한 PFV가 개발사업을 진행할 경우 민간은 일정 비율(6% 안팎) 이상의 이득을 가져갈 수 없다. 반면 도시개발법에는 이런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시행자가 훨씬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진 의원은 "택지개발촉진법을 적용하면 민간업자가 누릴 수 있는 수익률을 6%로 제한하는데 이걸 막은 게 국민의힘 정부"라며 "지난 2014년 12월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 민간택지에서 짓는 아파트에 폭리를 취하도록 해준 것도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인과관계가 '끼워 맞추기식'이라고 비판한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는 과거 박근혜 정부가 더 이상 공공택지를 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해서 나온 조치였다. 민간 개발업자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9월 1일 대책에서 "과거에는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 주도로 도시 외곽에 대규모 택지를 공급했지만 이미 개발한 공공택지 여유 물량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3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민간 개발업자 특혜와 무관하게 이뤄졌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추진한 것은 '부동산경기 활성화'가 목적이었다.

또한 판교 대장동 개발사업은 분양가상한제법 폐지와 관계없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야 했다는 분석이다. 사업시행자 지분의 50% 이상을 공공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사업은 사업시행자 지분 중 공공기관 비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공공개발로 봐야 한다"며 "이를 민간개발이라고 보고 분양가상한제를 면제한 것부터가 애초에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시행자 지분 중 민간이 포함돼서 민간개발이라고 본다는 논리대로라면 지분의 99%를 공공이 보유하고, 1%만 민간이 보유할 경우 '민간개발'이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판교 대장지구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아 화천대유의 분양매출이 27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천대유가 아파트 용지로 매입한 대장동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면 화천대유 분양 매출은 기존 1조3890억원에서 1조1191억원으로 2699억원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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