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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환자들 꿀 빠는 거 보기 싫어” 부상 병사에 폭언한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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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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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육군 부대 간부들이 부상 당한 병사에게 폭언을 하고 치료를 미뤘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1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6사단 환자 치료여건 미보장 및 간부의 폭언’이라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작성자이자 자신을 전역자라고 소개한 A씨는 “입대 한 달 전 무릎을 다쳤다”며 “훈련소를 지나 자대에 배치받았고 전입 후 행정보급관(행보관), 중대장과 상담할 때 무릎이 아프다는 사실을 얘기해 외진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10월에 전입한 A씨는 5개월이 지난 3월에야 MRI 촬영을 할 수 있었다며 “훈련이나 부대행사 때문에 촬영 날짜를 계속 뒤로 미루다가 1월 말쯤 행보관이 ‘이번 훈련 뛰어야 한다. 안 뛰면 소속 재분류를 시켜 버린다’고 말했다”며 “‘여기서 어떻게 적응했는데’란 생각으로 훈련에 참여했고, 행군 도중 빙판에 미끄러져 같은 무릎을 또 다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3월 무릎 MRI 촬영을 한 A씨는 무릎 연골의 60% 정도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아 2주 뒤 수술을 받은 후 부대 복귀했다. 그러나 A씨는 “격리가 끝나고 행정반에 들어가니 간부 B씨가 제게 ‘안 아픈데 목발은 왜 짚냐? 그냥 짚지 마”라고 했다”며 B씨는 목발을 짚은 A씨에게 택배 심부름을 시키거나 아침점호에 참여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B씨가 “환자들 꿀 빠는 거 보기 싫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B씨를 마주치기 싫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현부심(현역복무부적합심사) 진행 도중 B씨가 제게 ‘현부심 중에 징계 받으면 정지 되는 거 알지. 너 내가 어떻게든 징계 준다’고 했고, 저는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다른 간부 C씨에 대해 “무릎이 아파 재검을 받고 싶다고 했을 때 C씨가 ‘재검은 예약하고 가야 한다’며 2달 정도 재검을 미뤘다”며 “참다 참다 부모님이 대대장에게 전화했고, 그 다음 날 바로 재검을 진행해 4급 판정을 받고 현부심을 거쳐 전역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부대에서는 눈치만 계속 보이고 막말하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며 “새로 전입해 올 신병들이 이 모든 수모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제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의 주장과 관련해 육군 6사단은 “상처를 입었을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부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사단 차원의 감찰조사를 시행, 일부 내용이 사실로 확인돼 해당 간부를 징계 처리했다”고 밝혔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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