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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명 “국민의힘에 굴복했다면 ‘500억 클럽’ 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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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방해 없었으면 9000억 모두 취득”
“그와중에 고군분투해 70% 5800억 환수”
“그래서 내가 토건 세력과 원수가 됐다” 주장
서울신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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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요에 굴복했다면 ‘50억 클럽’이 아니라 ‘500억 클럽’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방해하지 않았으면 9000억원대라고 하는 개발이익을 성남시가 다 취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 와중에도 고군분투해서 70%를 환수했다. 5800억원을 환수했기 때문에 현재 가치로 따져도 60%를 환수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행정사에 유례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사업 투자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거액을 이미 받았거나 거액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로비 대상자 명단을 말한다.

그는 “파크뷰 특혜분양, 분당 정자동 사업을 보면서 반대운동 하다가 구속도 됐지만, 그래서 대학원에서 연구도 했고, 인허가권을 통해서 얼마든지 환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제가 토건 세력들과 원수가 됐다”고 주장했다.

●“실무자간 논의, 보도보고 알아” 배임 일축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실무진의 초과이익환수 조항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자신의 발언을 놓고 야권이 배임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그때 의사결정을 이렇게 했다는 게 아니고 최근에 언론에 보도가 되니까 이런 얘기가 내부 실무자 간에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건의를 받았는지 제안을 했는지를 제가 모른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언론 보도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를 삭제했다고 해서 저도 보니까 삭제가 아니고 협약하는 과정에서 공모 응모 후에 협약 과정에서 일선 직원이 (건의)했다는 건데, 당시에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았다가 팩트”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오전 질의와 답변을 마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지선 도시주택실장으로부터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오른쪽)의 질의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1.10.20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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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예상보다 집값이 오를 경우에 나누자고 하면, 상대는 당연히 집값이 떨어질 때 고정이익을 낮추자고 할 텐데 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협상하는데 갑자기 실무의견을 받지 않았다는 게 어떻게 배임 될 수 있느냐”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야권에서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임명 과정에 대해서는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인사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불법적으로 뭘 했을 리는 없고”라며 “인사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겠다.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라고 말했다.

●유동규 임명 질의엔 “모른다, 기억안나”

또 ‘유 전 본부장은 내 말이 곧 이재명 말이라고 주민들에게 이야기했다’며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를 추궁하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만약 당시에 정말로 유동규에게 권한을 줘서 유동규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게 하려 했으면 유동규를 사장 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본부장 아니냐”라며 “유동규를 통해서 제가 몰래 할 이유도 없고, 도시개발사업단이 공식적으로 있기 때문에 거기서 주도적으로 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돈 가진 자는 도둑, 설계한 자는 범인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는 “도둑질한 사람은 국민의힘”이고 “도둑을 막으려고 설계한 사람은 경찰”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의 실소유주 ‘그분’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분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국민의힘 또는 여기에 도움을 주고 비호하고 투자를 하고 이익을 나눈 그 부패 정치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이라는 게 있다. 도둑이 누구냐, 물건 가진 사람이 도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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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 주변에 답변 자료가 놓여 있다. 2021. 10. 20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역술인 천공스님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인용해 윤 전 총장을 비꼬기도 했다.

그는 “천공스님처럼 미래를 내다보고 싶다.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부동산 경기가 3년 후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면 좋았을 텐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면서 “제가 그(천공스님) 정도 됐으면 대한민국 돈을 다 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공스님처럼 미래 보고싶다” 尹 비꼬기도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에 이어 두 번째 국감장에 오른 이 후보는 이날 인사말에서 “제가 아는 국감법에 의하면 국가위임사무 그리고 자치사무 중에서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무에 한해서 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저의 개인적인 일, 저의 과거에 관한 일, 경기도지사 업무와 관련 없는 일, 국가보조사업과 관계없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제가 답을 못 드리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혀 야권의 공세에 대한 사전 방어막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도정에 대한 질의나 감사를 사실상 봉쇄하고 경기도정을 국민에게 알릴 좋은 기회를 박탈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오늘은 법률에 기인한 국가위임사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 한해 가능하면 제가 답변을 제한하도록 하겠다”며 “국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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