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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폭 등 42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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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뒤 가격 맞추면 1.9배 돌려주는 방식
가상화폐 관심 끌면서 사이트 규모 커져
6개월 만에 500억 규모...콜센터도 운영
전국 조폭 14개 파, 21명도 모집책 활동
한국일보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일당이 지난해 2월 개설했던 사이트 모습. 가상화폐 시세를 예측해 돈을 넣도록 돼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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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를 예측해 맞추면 돈을 주는 방식으로 인터넷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4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박사이트 운영에는 전국 14개 파 조직 폭력배 21명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대구경찰청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공간 개설)로 42명을 검거해 A씨 등 10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2월 돈을 넣고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시세 등락을 예측하는 도박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은 이용자가 도박사이트 안에서만 거래되는 사이버머니를 구입한 뒤 가상화폐의 가격이 앞으로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를 맞추면 더 많은 사이버머니를 내줬다. 가상화폐의 급등락을 예측하는 시간은 단 2분으로, 이용자가 2분 후 비트코인의 가격을 맞추면 1.9배를 돌려받는 방식이었다. 맞추지 못하면 사이버머니를 구입한 금액만큼 잃었다.

이용자 대부분이 돈을 잃었지만, 가상화폐가 큰 관심을 끌면서 사이트 규모는 날로 커졌다. 더구나 과거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주로 다룬 스포츠 경기나 카지노와 달리, 비트코인 시장은 24시간 운영돼 도박사이트도 24시간 가동됐다. A씨 등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6개월만에 도박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사이트 규모는 500억 원이 넘었다.

도박사이트는 운영자 5명과 프로그램 개발자 1명에 사이버머니를 돈으로 바꿔주거나 방법을 설명해주는 콜센터 직원도 6명이나 됐다. 특히 사이트 이용자를 끌어오는 모집책으로 30명이 활동했다. 이들 중에는 전국 14개 파 조직폭력배 21명도 가담했다. 모집책은 이용자가 비트코인 시세를 맞추지 못해 돈을 잃으면 넣은 금액의 1~6%를 활동비로 받았다.

사이트 운영자 중에는 과거에도 유사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도박사이트 운영 당시 이용한 관련 사무실 6곳을 압수수색해 증거 자료와 현금 1,570만 원, 시가 1억2,400만 원 상당 귀금속 등을 압수했다. 또 피의자들의 예금, 가상자산, 외제 차, 오피스텔 보증금 등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19억1,200만 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로 카지노나 스포츠 경기로 도박사이트를 열었지만 최근에는 금, 환율에 가상화폐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능형, 기업형의 신종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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